시민단체, “인천에 애정 가진 사장이라야 항만문제 적극 해결”
인천항 전경
27일 인천항만공사(이하 IPA)의 신임 제4대 사장으로 인천과는 연고가 없는 유창근 전 현대상선 대표가 취임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사회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인천지역 주요 시민단체와 정계 인사들은 유창근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의 취임에 대해 “지역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명백한 낙하산 인사”라며 비판했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던 ‘인천 연고의 애향심을 가진 사장’론이 중앙정부에 의해 또다시 묵살되면서 향후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분위기다.
유 신임사장의 취임 직후 ‘인천내항살리기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에서 가장 먼저 반기를 들었다. 김상은 시민연합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IPA 사장은 중앙정부에서 심어놓은 낙하산 식 임명을 통해 아무 애정 없이 왔다 떠나는 상황의 반복이었다”고 전제하고 “인천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IPA의 사장직을 맡아야 하는데 이번 신임사장 역시 계약직과 같은 모습으로 취임했다”며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인천은 도시의 특성에 맞는 항만정책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려면 인천 연고 출신 사장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인사들은 인천의 항만을 결코 발전시킬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인천경실련은 유 사장의 취임에 공식적인 반박자료나 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IPA의 사장은 현재 투포트(부산항과 광양항 중심) 정책에 밀려 홀대받고 있는 인천지역 항만 정책을 전국구적인 중심으로 끌어올려 주목하게 만드는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인천항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천시가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신항만을 계획 중인데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천-중국 간 컨테이너 항로의 개설과 선박 적재량에 대한 일정 규제 완화 등으로 대표되는 소위 ‘해운 자유화’가 전제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내년에 열리는 한-중 해운회담에서 이 내용이 결의되어야 한다”며 “신항만의 성공 여부가 여기 달려있는 만큼 인천에 연고를 두고 자신의 고향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IPA의 사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배 전 인천시의원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 의원은 “IPA가 여태까지 인천 출신의 사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 이제껏 해피아들이 내려와서 중앙정부의 논리에 의거한 사장직을 맡았는데 이는 지역 정서와 무척 맞지 않는 부분”이라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번 유 사장의 취임이 해피아(해양수산부 관료 출신) 논란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간의 경력을 봤을 때 지역사회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아니다”라고 한 뒤 “부산 등 타 해양 도시들도 지역 연고자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면 인천은 중앙정부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는 꼴”이라며 “인천시민 전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중앙언론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기도 한 해피아를 걷어내기 위해 해수부 출신 관료가 기관장을 하는 관행을 타파했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항만을 끌어안고 있는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내항시민연합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 시민사회는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인천 연고의 인물이 IPA의 사장직을 맡지 않는 한 지역 항만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울분섞긴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앙금은 오랫동안 지속적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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