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인천경제청장, 자해에서 사퇴 표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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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인천경제청장, 자해에서 사퇴 표명까지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1.0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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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압수수색, 31일 자해 이어 사의표명... 시 “수리 당장은 안 돼”

지난 2010년 취임한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오른쪽)의 모습.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후 자해를 시도한 데 이어, 3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사실상, ‘선장’을 잃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의 뒷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청장은 최근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31일 새벽 자해를 시도했다 부인에 의해 발견되어 119의 응급 조치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당일 아침 정상 출근 후 유정복 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의 금품수수 혐의가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30일 이 청장의 자택과 집무실을 인천지방검찰청이 압수 수색하면서부터였다. 인천지검의 이헌상 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혐의 내용을 직접 알려주는 것은 피의사실공표죄가 성립되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인천지검은 이 청장의 혐의와 관련해 증거들을 다수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청장이 경제청의 중점 사업 중 하나인 용유·무의관광문화레저복합도시(에잇시티)와 관련된 한 업체로부터 양복과 골프권 등 2천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으며 30일 압수수색에 돌입하기 두 달 여 전부터 검찰 내사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한 분위기가 되자 이 청장은 그날 비서실장에게 “그만 죽어야겠다”는 문자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연수경찰서는 “31일 오전 4시 정도에 송도국제도시의 한 인도에서 이 청장을 발견하고 자택으로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청장은 오전 6시에 자신의 오른쪽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했다가 부인에 의해 119에 신고됐다. 현장에 출동한 관계자에 따르면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응급처치 후 돌아갔다. 이날 이 청장은 정상 출근했으며 출근 이후 유 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장실은 하루 종일 굳게 닫혀 있어 이 청장의 행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 청장은 사의 표명과 관련해 “나와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하는 사태를 빚은 데 대해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며, 지금 이 상태로는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유 시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현재 조사받는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당히 조사에 임해 혐의를 벗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청장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공무원이 형사처벌 혹은 징계를 피하려 면직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제정된 ‘인천시 비위공직자 의원면직 처리제한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비위와 관련해 수사 중에 있거나 인사위원회의 중징계 의결 등 문제가 있을 때엔 인사권자가 사표를 수리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청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자해와 사의 표명 등을 두고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검찰로부터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지역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에잇시티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업체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실에 있던 한 언론인은 "추측의 진원이 음해일 수도 있고 불화설로 나온 이야기일 수 있는데, 조사 내용을 공개해야 알 수 있는만큼 아직 신뢰할 만한 소문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금품 역시 현금이 주 내용인지, 아니면 현금에 준하는 물품이었는지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진 않아 일단은 추측만이 오가고 있다.

한편, 인천시의회는 11일 정례회를 열고 다음날인 12일부터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한다. 시의회는 이 기간 동안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제청에 대한 특혜 의혹이 있는지를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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