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대여 후 러시아와 협력사업은 성과 없어
인천으로 반환된 바리야크함 깃발
러시아에 대여됐던 바리야크(Varyag)함 깃발이 인천으로 돌아왔다.
인천시립박물관은 9일 지난 2010년 당시 러시아 상트페레트부르크의 중앙해군박물관에 빌려주었던 바리야크함 깃발을 러시아 측으로부터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외 대여를 최대 4년 간 가능하다는 법에 따라 4년을 모두 채워 돌려받은 것이다.
바리야크함 깃발은 지난 1904년 2월 러·일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함대와 전투를 벌이다 자폭한 러시아 순양함 바리야크(Varyag)에 걸려 있던 것이다. 당시 바리야크함은 일본에 전리품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자존심으로 자폭해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가에 대한 희생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깃발은 일본이 수거해 갖고 있다가, 일본이 패망하면서는 광복을 맞은 이후엔 현재까지 인천시립박물관 소장하고 있다.
바리야크함은 지난 2010년 11월 송영길 시장이 러시아를 순방해 인천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매도시 결연을 추진하는 등의 과정에서 소위 ‘우호 교류’의 상징으로 대여됐던 것이었다. 2012년 러시아의 요청으로 대여기간이 한 차례 더 연장되었다가, 국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게 됐다.
그러나 바리야크함 깃발 대여 과정에서 약속된 여러 협력들이 거의 진행되지 않아 성과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실례로 인천시가 러시아를 방문해 모스크바대학과 상트페테르브르크대학의 인천 분교 설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제국주의 국가들 간 전쟁이었던 러·일전쟁에 대해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바리야크함 선언을 위한 추모 공간이 건립된 것은 이미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영호 인하대 사학과 교수는 “제국주의 전쟁의 패배국가를 추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이자 역사의식의 부재”라고 꼬집은 바 있고, 이희환 [인천in] 대표 역시 과거 “러시아가 역사에 대한 유감 표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모 공간 조성에 나섰다는 점은 말이 되지 않으며 지역사회의 의견 없이 혈세를 들여 추모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2010년 인천항서 열렸던 바리야크함 깃발 대여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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