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대기업 OCI의 자회사에 끌려다녀 유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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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대기업 OCI의 자회사에 끌려다녀 유착 의혹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6.12.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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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RE, 유수지에 폐석회 매립하고 운동시설 갖춰 개방키로 한 협약 7년째 미뤄

<남구 학익1동 동양화학 옛터 ⓒ유광식>


OCI(옛 동양제철화학)의 자회사인 DCRE(동양화학부동산개발)가 공장 터의 일부인 유수지 37만㎡에 폐석회를 매립하는 대신 해당 부지에 운동시설과 녹지를 갖춰 시민들에게 영구히 개방하기로 한 협약을 7년째 미루고 있어 지역사회의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는 DCRE가 시행하는 남구 학익동 도시계획시설(유원지)사업의 준공 예정일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하는 내용의 실시계획변경을 인가하고 이를 고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05년 도시계획시설(유원지)인 유수지에 폐석회를 자가 매립할 수 있도록 폐기물처리시설로 중복 결정해 주는 대신 2010년 말까지 이곳에 운동시설, 녹지, 도로 등을 갖춰 시민들에게 영구히 개방토록 하고 2006년 DCRE에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시의 이러한 조치는 남구 용현·학익동 공장 터에 쌓아두거나 매립한 폐석회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장기간 논란을 빚은 끝에 지난 2003년 시, 남구, 시민위원회, OCI가 유수지에 폐석회를 매립하는 대가로 1260억원을 들여 해당 부지에 운동시설과 녹지 등을 설치하고 남구에 지상권을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이 영구적으로 사용토록 한다는?협약을 맺은데 따른 것이다.

합의 당시 유수지에 폐석회 자체 매립을 허용하면 OCI는 수천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는 처리비용을 아낄 수 있어 대기업에 대한 엄청난 특혜라는 지적이 비등하자 4자가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운동시설 및 녹지 설치와 개방이라는 절충점을 찾았고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인가 때 명시한 준공 예정일은 시설 개방 시기를 결정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DCRE는 공장 터 도시개발사업 지연을 이유로 운동시설 공사를 미룬 채 수차례에 걸쳐 사업기간 연장을 요구했고 시는 대기업에 끌려 다닌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받아들여 이번까지 7년째 준공 예정일을 연기했다.

시는 지난 2010년 말 사업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공장 터 지상에 쌓아두었던 폐석회로 매립이 끝난 유수지 1단계 부지 12만9650㎡에 운동시설을 우선 배치하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을 바꿔 시행하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DCRE는 1만㎡에 임시 야구장 1면만 조성해 2012년 남구에 관리권을 넘겼을 뿐 사업기간 연장 조건을 지키지 않고 묵살했다.

이처럼 DCRE가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는데도 시는 별다른 조치 없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기간을 추가로 계속 연장해 주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면서 유착 의혹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가 OCI 공장 내 땅속에 묻은 폐석회는 도시개발사업 착공과 터파기에 맞춰 유수지 2단계 부지에 매립하더라도 지상에 적치했던 폐석회를 묻으면서 매립이 끝난 1단계 부지만이라도 먼저 운동시설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라는 조건을 부여했지만 DCRE는 이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시가 2단계 부지에 대한 폐기물처리시설 폐지를 들고 나왔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방치하고 대기업에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은 정경 유착 또는 비호세력 존재의 증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DCRE는 매립이 끝난 유수지 1단계 부지는 공장 터 도시개발사업에 대비한 묘목장, 토사 적치장, 침출수처리장, 배수로, 관리용 도로 등으로 활용하고 있어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하고 공장 터에 묻었던 폐석회를 2단계 부지에 매립하기 전까지는 운동시설 설치와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인 OCI와 자회사 DCRE가 시민사회와의 약속은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며 도시계획시설(유원지)사업에 의지를 보이지 않아 유원지시설(유수지)과 폐기물처리시설로 중복 결정된 부지의 운동시설 및 녹지 조성과 개방은 언제 이루어질지 가늠조차 어려운 가운데 시민은 뒷전인 채 대기업과 결탁한 듯 어이없는 행정을 반복하는 시에 대한 비판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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