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닌, 돈가스로 유명해지고 싶은 돈가스 전문가 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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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돈가스로 유명해지고 싶은 돈가스 전문가 주방장
  • 문미정 시민기자
  • 승인 2017.01.2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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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포동 뒷골목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
작년 여름부터 시작한 연재가 벌써 해를 넘겨 새해 첫 연재를 써야할 시점이 왔다. 마실 이야기를 연재할 때부터 이미 일 년치 넘게 그 소재가 있었지만 시기가 딱 떨어져 맞는 주제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은 그 많은 마실 가기 좋은 가게 중, 돈가스 가게를 소개한다. 인천의 구도심이 관심받는 요즘, 젠트리피케이션이 극심해져 가는 상황에서 이 가게를 알리고 싶었다.

돈가스, 인천엔 참 오래된 돈가스 집도 많고, 방송에 오르내리면서 번호표를 받아야만 맛볼 수 있는 그런 돈가스집도 있다. 대부분 1980년대 경양식집이 유행하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돈가스집들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인천으로 2000년대 이후에 개업하여 지금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돈가스 가게가 하나 있으니, 신포동 신한은행 뒷골목에 위치한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 가게’이다.
 
이 돈가스가게는 사실 신포우리만두 골목에 자리를 잡았었으나 가게 주인이 직접 운영하면서 그 옆골목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신포동 주변의 많은 가게들이 주인들이 자영업을 하면서 세입자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야하는 상황에 많이 노출이 되곤 한다고 한다.
 
이집의 돈가스의 별미는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육즙 가득한 두툼한 고기 맛을 보는 것도 일품이지만 그 숨은 이야기를 들으면 돈가스가 더 맛있다.

 

숨은 이야기  1. 얼굴 없는 주방장 아저씨.

사장님이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주방장이다. 오로지 주방에서 어떻게 맛있는 돈가스를 만들까 고민 하는 탓일까? 7년을 왕래하며 다녔지만 얼굴을 한 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고, 대화도 나눠본 적이 없다. 관련 이야기는 모두 서빙을 담당하는 매니저(아내)로부터 얻은 정보이다. 주방에는 말 대신에 글이 쓰여 있다.
예전에는 “최고의 돈가스는 이름을 걸고 만든다.”라고 씌여 있었다. 그 글귀를 보고는 ‘아! 그래서 가게 이름이 하재무 돈가스 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최근에는 “인천에서 가장 맛있는 돈가스를 만든다.” 라고 적혀 있다. 이 글귀는 때에 따라 주방장의 영감에 따라 바뀐다고 한다.
 
숨은 이야기  2. 사장님의 이름은 하재무 인가?

가게 이름이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 가게이다. 처음 개업했을 때부터 연재를 위해 취재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장님 이름이 하재무 인줄 알았다. 그러나 하재무는 사장님의 이름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들의 이름이었다. 사장님은 개업 당시부터 대물림할 가게를 꿈꾸며 가게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현재 요리에 관심이 있는 아들은 군복무 중이지만 요리에 관심이 많고 아버지의 대를 이어 돈가스 가게를 이어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대물림이라는 것이 어찌하다보니 대물림이 되는 것이지, 이렇게 개업 시점부터 대물림을 계획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의 장인 정신은 요리에서 뿐만 아니라 가게 이름도 묻어난다.
일본에 가면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3대, 4대를 이어가는 작은 가게들이 참 많다고 한다. 한국에도 그런 가게가 몇 개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돈가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숨은 이야기  3. 고향이 인천이 아니라던데....

사장님의 고향은 서울이다. 대학도 나오고 대기업에서 간부직도 맡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돈가스 가게를 하게 되었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노년기까지 일 할 수 있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돈가스집 사장님도 미리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돈가스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이렇게 육질이 좋은 돈가스를 만들 수 있는가이다.
친구가 서울에서 꽤 유명한 돈가스 집을 경영한다고 한다. 사직 후 그 친구에게 돈가스를 배웠고 무척 재밌었다고 한다. 인천 친구가 장사를 잘 하는지 시찰 온 서울 친구는 본인보다 더 잘 만든다며 이제를 가르칠 것이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까지 가기 싫은 인천 사람들은 서울친구네 가게 대신에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 가게에 단골이 되기도 했다는 후문도 있다.
서울로 가던 인천 사람의 발길을 다시 인천으로 돌려 인천에 머무르게 하는 가게가 된 것이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와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데 다시 서울로 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지 물었으나 인천이 좋다고 한다. 특히 신포동은 서울의 옛 번화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아주 복잡하지 않아 조그만 돈가스 가게를 운영하기엔 그만이라고 한다. 집주인이 가게를 빼달라고만 안했으면 하는 것이 사장 내외의 바램이었다.




숨은 이야기  4. 가게를 더 크게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이집 돈가스를 한번 먹어보면 정말이지 “어떻게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살살 녹는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당연 프랜차이즈 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자는 의뢰도 몇 번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하는 내게 오히려 “왜 돈가스 가게인지 아세요?” 하면 반문한다. 그냥 조그만 가게를 하겠다는 것이 이집의 운영 방침이었다.
요리사 혼자 힘으로 만들 수 있는 만큼만 팔고 가게 문을 닫아야 계속적으로 맛있는 돈가스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주방장인 사장님은 처음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직접 고기 막을 일일이 다 제거하고 손으로 두드리는 전통 방식으로 돈가스를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선가스도 일일이 돋보기로 보며 가시를 제거하여 생선살을 다듬어 만든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들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돈가스로 유명해지고 싶지 돈으로 유명해지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는 신포동 뒷골목에 아는 사람들만 갈만한 그런 뒷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골도 많아 초창기 보다는 많이 바빠졌지만, 가끔은 한가해서 사모님과 이런저런 얘기도 할 수 있다. 두 분 내외 모두 친절하기 보다는 그냥 툭툭하고 담백한 사람들이다. 그래도 개구쟁이 아이들 대동하고 가도 싫은 내색 않고 푸짐한 돈가스와 생선가스를 내오며 돈가스 이야기와 신포동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업체명 : 하재무의 수제 돈가스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 39번길 21(신포동)
전화 : 032-763-2859
매주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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