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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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논리
  • 김대환
  • 승인 2010.09.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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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야기] 김대환 /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매립 공사가 한창인 송도]

개발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그 일이 생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걸로 먹고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어떤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서 타당성 조사를 합니다. 소리소문 없이…. 그 다음에 조사된 내용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서면 개발을 발표합니다. 그런 발표가 있은 후에나 일반 시민들은 그곳이 개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이런 식의 개발 순서에서는 언제나 지키는 사람 쪽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미 막대한 자금과 미래에 나올 수 있는 타당성 조사가 끝난 상황이고 보니, 개발 이익을 접는 일은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지킴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싸워왔습니다. 너무나 막대한 자본력과 인력, 수년 혹은 수개월에 걸쳐 치밀한 준비를 한 이들을 상대로 지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승리를 열망하며 싸움을 시작하고 그 결과는 매번 패배의 쓴잔으로 돌아오고야 말지도 모릅니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싸움일 수 있는, 어쩌면 무모한 싸움에 결국은 지치고 좌절합니다. 왜 이런식의 싸움을 계속해야 할까요? 결국 우리에게는 자본도 없고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습니다. 그럼 결국 포기해야만 하는 건가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또 어차피 지는 싸움, 악이라도 받쳐서 싸워야 하는 건가요? 그렇게 싸워야 한다면 과연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싸움에서 이긴다면 결국 자연과 그 자연 속에 사는 많은 동식물들은 친구로 남겠지만, 우리와 같지만 생각이 다른, 어쩌면 우리의 이웃이기도 한 그 사람들과는 결국 원수가 돼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대를 더욱더 치밀하고 독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다음 싸움에서는 더더욱 힘든 상대가 만들어집니다.


[송도에서 죽은 수많은 새들 - 사체 수거 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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