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이 함유된 텍스 파손 현장 이공관(좌상), 선인체육관(우상), 공학관(우하), 본관(좌하)
취재: 이병기 기자
환경부가 도화도시개발구역 내 석면피해가 우려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명부를 작성해 장기 추적 관리할 것을 인천대학교측에 통보했다. 또한 이들에게서 석면 질환이 발생할 경우 보상과 치료 등이 가능하도록 할 것도 주문했다.
환경부 '건강영향조사 위원회'가 지난 12월30일 남구 도화동 옛 인천대 본관 등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천시, 인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에게 인천대 이전에 따른 석면 오염피해 사례를 청취한 이후 취해진 결과로, 도화주민대책위원회에서 꾸준히 민원을 제기해 왔다.
도화주민대책위는 17일 "최근 환경부는 인천대학교측에 인천시 등 관련기관과 협의해 석면피해가 우려되는 잠재적 위험군을 대상으로 명부를 작성해 일정기간 장기 추적관리하라고 조치했다"면서 "잠재적 위험군으로는 인근 초등학교와 유치원, 공학관에서 수업받은 대학생, 보상업무에 참여한 직원과 주민, 인근지역 주민 등이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향후 잠재적 위험군에서 석면 관련 질환이 발생할 경우 석면피해 구제법에서 보상과 치료 등이 가능하도록 관리를 철처히 할 것을 주문했다"면서 "인천시 차원에서는 인천대학교 이전건물 전수조사를 2월 중 실시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덧붙였다.
도화도시개발구역 옛 인천대 부지에서 관계기관의 부주의로 석면피해가 우려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10년 2월부터 인천대와 계약한 재활용품철거업체로 인해 석면이 함유된 텍스 파손이 수차례 적발됐으며, 인문사회학부와 사회과학관, 본과, 이공관, 공학관, 선인체육관 등에서 오염물질의 배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한 경인지방노동청에서는 인천대학교측에 세 차례에 걸쳐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으며, 사업을 넘겨받은 인천도시개발공사 역시 석면 유출이 의심되는 본관 건물을 주민보상사무소로 사용하는 등 관계기관의 불감증은 도를 넘어선 상태였다.
석면유출이 의심되는 선인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운동하고 있다.
도화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석면은 특성상 공기중에 날아다니다가 인체에 흡입되면 8~30년이라는 잠복기를 거친 후에야 질병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위험한 물질이다"면서 "그런데도 인천대 이전에 따른 마구잡이 석면함유 텍스 훼손으로 도화동 원주민들과 학생들의 두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무수한 민원제기로 여러 기관에서 확인은 하고 있으나, 당장 아무런 대안도,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천대와 인천도개공의 안일한 석면처리과정을 불안해 하던 차에 환경부에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옛 인천대 건물의 석면오염 우려는 최근에도 제기됐다.
지난 1월 인천체육고등학교 학생들이 운동시설로 사용 중인 선인체육관의 경우 주변 곳곳의 텍스가 파손돼 석면이 비산됐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1년 넘게 무방비 상태로 지내고 있던 것이다. 인근 주민들의 제보를 받은 경인노동청은 최근에야 선인체육관 통로를 차단조치 했다.
도화주민대책위는 "인천대학교는 지역주민과 학생들의 건강권 위협으로 발생한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에 대해 사죄하는 자세로 환경부와 인천시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석면함유 텍스 조각과 뒤섞인 쓰레기들은 석면폐기물로 처리 ▲인천시 석면협의회 주민감시단 활동에 적극 협조 ▲석면피해 잠재적 위험군 대상 명부에 인천체고 관계자와 학생 포함 ▲잠재적 위험군에서 석면관련 질환 의심·발병시 인천시와 인천도개공, 인천대는 석면피해구제법 이외에도 피해보상 실시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