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9차례 거절했으나 행정소송 예고에 두손
일신동 주민 반발 예상... 구는 주민 지원대책 마련키로
헬기부대 이전 검토 용역, 40억원 발전기금 조성 등
부천시 오정동 소재 군부대의 관내 이전을 막아왔던 인천 부평구가 결국 이전에 동의했다.
23일 부평구는 부천시가 지난 1년여간 요청해 온 ‘일신동 개발제한구역 내 군부대 시설 건축허가’를 승인(허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은 부천 오정동에 있는 1175공병단을 부평 일신동 17사단 인근으로 이전하기 위해 해당 이전 부지에 군 대체시설을 짓는 것으로, 건축허가 승인은 사실상 군부대 이전에 동의했다는 말과 같다.
앞서 국방부는 오정동 군부대를 포함해 부평 관내에 있는 산곡동 제3보급단, 예비군 훈련장 등을 일신동 17사단 인근으로 통합·재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인천시·부천시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에 일신동 17사단 인근 주민들은 “군부대로 인해 지금도 소음피해가 막심하고 지역 발전도 가로막혀 있는데 도리어 다른 군부대까지 들여와 피해를 누적시키느냐”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에 부평구는 군부대 재배치 사업에 대한 갈등영향분석을 실시하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타 시도인 부천시 소재 군부대의 이전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었다.
구는 지난 1년 동안 총 9차례에 걸친 부천시의 건축허가 요청을 보완을 핑계로 번번이 거절해 왔다.
그러자 부천시가 행정심판·행정소송 등을 예고했고, 이 소송에서 구가 패소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낭비될 것으로 예측돼 어쩔 수 없이 건축허가를 내기로 했다는 것이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보완 처분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더 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라며 “대신 우리 구는 군부대 재배치 사업에서 일신동 주민들이 요구하는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구는 부천시로부터 주민 상생지원금 40억원을 지원 받아 지역발전기금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일신동 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인 항공단(헬기부대) 이전 건에 대해서도 인천시·국방부와 적극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시는 해당 항공단 이전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으나 구와의 협의로 관련 용역을 진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관계자는 “군부대 주변지역의 교통여건 개선은 물론 학교 신설, 일신시장 일원의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수립 등과 관련한 협의를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부평~연안부두 트램의 종점을 부평역에서 일신동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인천시에 적극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