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일대 새 문화공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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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일대 새 문화공간 만들 수 있다"
  • 정이슬
  • 승인 2011.08.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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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배다리 시 낭송회' 열려


지난 30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2층 '시 다락방'에서 아벨서점이 주최하는 '제44회 배다리 시 낭송회'가 열렸다.

이날 시인은 김동환. 김 시인은 1957년 인천 태생으로, 1986년에 '시와 의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내항'에서 동인활동을 시작했고, 한국문인협회,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서울시·인천시 수돗물평가위원장을 역임했다. 「날고 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둘이며 둘이 아닌 그대」등 생태시집과, 칼럼집「우째 물꼬를 틀꼬」를 발표하였고, 현재는 「똑똑한 소비자, 똑똑한 선택(정수기의 비밀)」을 집필중이다.

"도원역에서 내려 걸어오면서 이 동네를 보고 이곳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 시인은 인천에 대한 이야기로 시낭송회를 시작했다.

이번 시낭송회에서는 재미있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로 '오줌 싼 이야기'.

어느 날 집에 손님을 초대했는데, 손님이 이불에 오줌을 싸고 난 뒤 그대로 개어놓고 갔다는 이야기다. 만취한 한 시인이 방문을 열고 일을 봤는데, 그게 자고 있는 선배 시인 이불 위에 일을 보았다는 이야기 등으로 좌중의 분위기를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김 시인은 '개가 짖을 때'라는 시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시를 발표할 당시, 떡두꺼비 같은 형사 두 명이 왜 이렇게 썼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말을 제대로 못하던 시절 설움을 '개'의 생리적 현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형사들에게 질문을 받았던 그 때 감정을 되살려 '개가 짖을 때'를 낭송했다.

또 김 시인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결혼축시를 100여 편 썼는데. 그 중 70여 편을 추려 책으로 냈다고 했다. 출판 기념식을 월미도 '예전 카페'에서 축시 주인공들을 초대해 직접 낭송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했다.

그가 인천에서 활동했을 때, 신포동 문화공간은 시인에게 에너지 같은 존재였다. 그 에너지를 받아 그는 시인, 사진작가, 화가 등과 함께 인천 이곳저곳에서 문화운동을 펼쳤다. 그리고 '물 연구소'를 취재하다가 오늘날 환경활동까지 하게 됐다고 살아 온 내력을 들려 주었다.

김 시인은 "문학하는 사람들은 환경에 대해 비판적이고, 고발적으로만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화운동과 환경운동을 접목시켜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우연히 '6시 내 고향'에서 배다리 시낭송회를 보고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지인 초대로 함께 온 낭송자도 있었다. 배다리 시낭송회 단골인 분은 시낭송회 할 때 비가 오면 이 공간에서 듣는 빗소리가 낭만적이라 좋은데, 이번 비 때문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만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며 낭송을 했다.

 낭송자 중에서는 김 시인과 함께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을 가져온 친구들이 와서 시인과 관련된 일화들을 들려주며 자리를 더 빛냈다.

"예전에 일간지에서 제의가 들어온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간지에 가면 40대에 끝내야 하니 환경에 관한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죠. 이 일은 제가 하고 싶을 때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해왔던 것은 '시'입니다. 앞으로도 시인의 정신을 잃지 않고 계속 하고 싶습니다."

김 시인이 인천에 태어나 인천에서 문화 활동을 한 이야기,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함께한 44회 시낭송회는 막을 내렸다.

45회 시낭송회는 8월이 아닌 9월에 열린다. 김철성 시인과 함께 시가 탄생한 곳을 직접 답사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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