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맛있는 옥수수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맛있는 옥수수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여름철 주전부리로 옥수수를 참 좋아합니다. 물론 나도 좋아하지만요.
이웃집 옥수수와 우리 옥수수를 비교하며 아내는 "우리 옥수수는 언제나 따먹을 수 있냐?" 며 이제나저제나 기다립니다.
"개꼬리 올라온 지 꽤 되었으니 곧 익을 거야. 왜 옥수수 먹고 싶어?"
"길가에서 찐 옥수수 팔고 있어 사 먹고 싶었는데, 우리 것 생각나 참았네."
"먹고 싶으면 먹지? 값이 얼마나 된다고!"
"꽤 나가더라고요."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 옥수수라고 가격이 오르지 말란 법 없을 것입니다. 농자재값이 뛰고, 장마철 작황이 좋지 않아 농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비싸다고 합니다.
우리는 텃밭 가장자리에 시차를 두고 옥수수를 많이 심었습니다. 곧 따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아직 고갱이가 올라오지 않은 것까지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날 오래 먹을 것 같습니다.
아내랑 우리 밭 옥수수 자라는 델 가봤습니다.
"와. 이것은 익지 않았나?"
"수염이 꼬독꼬독 마르고 갈색으로 변해야 여문 거야!"
아내가 옥수수 자루가 통통해진 걸 하나 꺾어서 껍질을 벗겨보는데, 아직 여물지 않았습니다. 좀 더 기다릴 걸 금세 후회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수확을 앞두고 있다며 신기해합니다. 조금 있으면 꺾어 먹을 수 있겠다며 기대합니다.
옥수수의 신비... 개꼬리, 수염, 발톱
길게 줄지어 늘어선 옥수수가 장마통에 부쩍 키를 키우고, 개꼬리 수술이 나와 하늘하늘 흔들거립니다. 암꽃 암술머리에 해당하는 수염도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장맛비에 키 큰 옥수수가 쓰러지지 않은 게 신비하지? 올핸 묶어주지도 않았는데..."
"난 이유를 알지?"
"그게 뭔데?"
"저 옥수수 발톱을 보면 답이 있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수술이 올라오고부터 외떡잎식물인 옥수수는 땅을 지지하려고 여러 개의 발톱을 세워 견고히 버티고 있습니다. 튼튼한 수염뿌리를 보면 놀라운 자연의 신비가 느껴집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을 터! 스스로 자신을 버티기 위해 생존을 터득한 지혜가 놀랍습니다.
작물이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신비가 숨어있습니다. 꽃이 피고서 자기 나름의 수정 방법에 따라 열매가 맺힙니다. 곧은 옥수수 줄기는 1~2m까지 자라고, 잎은 어긋나 줄기를 감쌉니다. 꼭대기에 핀 수꽃 수술에서 떨어진 꽃가루가 암술머리 수염이 받기 좋게 하는 잎의 구조입니다.
옥수수는 수꽃과 암꽃이 한 몸에 피는 이른바 자웅동주입니다. 수꽃에 꿀벌이 들락거리는데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자기 먹을 꽃가루를 채취하는 것입니다. 옥수수는 바람에 의해 수꽃 꽃가루가 날려 암꽃 암술머리에 닿으면 수분이 이뤄지는 풍매화에 해당합니다.
옥수수는 꽃 같지 않아 보이는 수꽃, 암꽃이 자연스레 수정이 이루어지고 알알이 영글어가는 것입니다.
옥수수는 강냉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열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라 합니다. 세계 3대 작물로 사람의 식량 뿐만 아니라 가축의 사료로도 쓰이는 소중한 작물입니다.
옥수수는 단맛과 씹히는 맛이 좋아 많은 사람이 즐겨 먹습니다. 덜 익은 걸 쪄먹으면 물러서 씹을 게 없습니다. 또 너무 딱딱하게 익으면 단맛이 떨어집니다. 이때는 팝콘으로 튀겨먹거나 갈아서 죽으로 먹습니다.
아내 휴대전화가 울립니다. 손주 녀석인 것 같습니다.
"할머니, 우리 옥수수 언제 따먹어요?"
"너 방학하고 오면 많이 많이 먹을 수 있지!"
옥수수가 있는 여름! 손주 녀석도 옥수수 하모니카 불 날을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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