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냐, 추대냐"…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자리 '복잡한 정치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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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이냐, 추대냐"…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자리 '복잡한 정치셈법'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7.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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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정일영 하마평, 양측 모두 "경선 불사"
각자 명분 내세우지만…시장 선거 유불리 고려한 듯
8일 선출 일정 확정, 다음 주 경선·추대 결정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로고. 사진=민주당 인천시당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로고. 사진=민주당 인천시당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의 차기 시당위원장이 추대될지, 경선으로 선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시당은 오는 8일 오후 시당 선관위 회의를 열어 후보 등록 등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다만 인천의 전당대회 일정이 20일로 정해진 만큼 시당위원장 경선이 결정된다면 현장투표도 같은 날 치러진다.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은 2명으로 압축됐다. 3선의 맹성규 의원(남동갑)과 재선의 정일영 의원(연수을)이다.

순리대로라면 맹 의원 차례다. 민주당은 그동안 '시당위원장 경험이 없는, 현역 다선 국회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는다는 암묵적 룰에 따라 경선을 최소화했다.

선거를 치르며 불거질 수 있는 분쟁을 줄이고, 비용 또한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정일영 의원은 이와 상관 없이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인천in]과의 통화에서 "조만간 시당위원장 경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은 맹 의원이 시당위원장까지 함께 맡기엔 일이 너무 많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경선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시당위원장을 맡는 데 유보적이었던 맹성규 의원도 최근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맹 의원실 관계자는 "맹 의원은 국토부 차관 출신이다. 국토위원장과 시당위원장을 함께 맡는 데 무리가 없다"며 "기존 룰을 지키기 위해 순리를 따르기로 했다. 당내에서 불필요한 출혈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저마다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면에는 정치적 계산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맹성규, 정일영 국회의원. 사진=중앙선관위
왼쪽부터 맹성규, 정일영 국회의원. 사진=중앙선관위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노리는 정일영 의원에게 시당위원장 경선은 일종의 예행연습이 될 수 있다. 시당위원장 경선에서 낙선한다면 그 자체로 타격이 될 수 있지만, 경험을 얻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유보적이었던 맹 의원이 생각을 바꾼 데에는 친명(친 이재명)계의 권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시당위원장은 2년 뒤 지방선거를 총괄한다. 시당위원장은 공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계파별로 유불리가 작용할 수 있다.

맹 의원은 22대 총선을 거치면서 친명계와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그는 전해철 경기도청 자문원과의 개인적 친분, 문재인 정부 국토부 차관을 지낸 이력 등으로 확실한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인천의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연수갑)와 꾸준히 신뢰관계를 유지해왔고, 그의 국토위원장 선출에도 이재명 전 대표(계양을)의 뜻이 작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자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천시장 후보군은 친명계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연수갑), 비명계에선 박남춘 전 시장과 김교흥(서구갑)·정일영 의원이다.

맹성규·정일영 의원 모두 시당위원장 출마를 공언하고 있지만, 양측 행보나 선거 구도를 보면 실제로 경선이 치러질지는 미지수다.

정당은 정당법에 따라 당원들의 뜻을 반영할 대의기구로 대의원회를 둔다. 이를 구성하는 게 당원들의 대리인인 대의원이다.

시당위원장 경선은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이때 대의원의 1표가 권리당원의 20표 역할을 한다.

현역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들은 지역대의원을 40명 정도 임명할 수 있다.

인천의 민주당 지역위원회들은 최근 지역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남동갑 지역대의원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시당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혔고, 다른 지역위를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또 인천의 인재영입 초선 5인방과 원외 친명계 남영희 동구·미추홀을 지역위원장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정일영 의원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연수을 지역대의원대회에서도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시당위원장 투표권을 가진 인천의 다른 지역위원회와의 접촉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인천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친명계에서 정일영 의원을 설득하는 것으로 안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다. 당과 인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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