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 연장 안될 말, 주민 무시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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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 연장 안될 말, 주민 무시마라"
  • 양영호
  • 승인 2012.07.1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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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 주민들 ‘제3매립장 공사 진행시 몸으로 막겠다’ 의지 밝혀
수도권 매립지 모습

취재 : 양영호 기자

“수도권 매립지의 악취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매립 연장은 인천 서구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이곳에서 더 이상 살지 말라는 의미다”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연장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3매립장 기반시설 1단계 공사 계획을 진행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17일 오후 기자와 만난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주변 서구 주민들은 매립 연장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매립연장에 대해 인천시와 서울시의 입장차가 큰 가운데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불투명 하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4월 수도권매립 기한 연장 없이는 기금(토지보상금)을 내주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우선 환경개선기금 조례안을 통과시키며 공을 인천시에 넘겼다. 인천시는 여전히 매립 연장에 반대를 표명하며 서울시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결과 예측은 안갯속이다. 

서울시가 통과시킨 수도권매립지 지원 조례안은 경인아라뱃길 토지보상금을 수도권매립지에 지원 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자원회수시설 주변영향 지역 주민지원기금 조례’를 말한다. 그 금액이 1천2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매립지 연장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인천시는 갈등 상태에 있다. 서울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매립지 연장 개정안을 보류했고 인천시는 아직 어떠한 입장도 취하고 있지 않다. 

서구발전협의회 김용식 회장은 “매립지 쓰레기 때문에 20년 이상 피해를 보며 살았다”면서 “우리 자식대까지 그 피해를 줘서는 안되며, 제3매립장 공사를 시작한다면 주민들이 몸으로라고 막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구에 사는 A씨는 "수도권매립지의 악취가 그토록 문제가 되는데도 매립지공사가 매립지에 뿌리는 탈취제 구매액수가 연간 4억원에 불과해 매립면적 한 평당 하루 1.8원꼴이라는 것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정부나 서울·경기도가 공동의 책임의식과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곧  수도권매립지를 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격분했다. 

일부 주민들은 “인천시가 암묵적으로 연장에 찬성한 상황에서 서구 주민들 때문에 발표를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그렇지 않고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제3매립장 공사 계획을 발표할 수 없다”고 인천시의 확실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매립지의 유해성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고 밝혔다. 제2매립지 안팎 19곳에서 악취(황화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지난 1분기에 통상 악취를 맡을 수 있는 간지농도(0.5ppb)보다 무려 1,760배 높은 881.5ppb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황화수소는 주로 음식물이 부패하면서 나오는 물질로 2분기와 3분기에도 최고 583.5ppb, 480.5ppb로 측정됐다”며 연장에 분명한 반대를 보였다. 

지난 2월 송영길 인천시장은 “수도권 매립지 악취는 인천시민의 불편과 고통 뿐만 아니라 국제공항이 인접하여 공항을 이용하는 내·외국인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고, 전체 반입 물량의 46.67%를 담당하는 서울시와 공동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우선 서울시가 통과시킨 환경개선기금 기금을 구체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수립하고 인천 서구 도심을 관통하는 쓰레기 수송도로(서울시 소유)와 주변 환경개선 사업 등 구체적인 사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3매립장 건설에 관해서는 “인천시의 허가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면서 “인근주민 지원 방안이 나오는데로 주민 공청회를 열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2044년까지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2016년 사용기간이 끝나면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아직 고수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에는 서울ㆍ인천시, 경기도 대부분 지역의 쓰레기가 모인다. 옹진군 섬지역을 제외한 인천 9개 구ㆍ군과 서울 전체 25개 구, 경기도 31개 시ㆍ군 중 24개 시ㆍ군에서 쓰레기를 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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