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꽃잎에 아름다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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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꽃잎에 아름다움 가득
  • 신종철
  • 승인 2012.08.14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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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들꽃 산책① 좁쌀풀 -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인천in - 강화뉴스 협약기사>

식물 이름 중에는 앞에 곡식의 이름이 붙은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조팝(조+밥)나무와 이팝(쌀+밥)나무, 수수꽃다리, 콩제비꽃, 팥배나무, 보리사초 등이 그런 이름이다. 조팝나무와 이팝나무는 작고 하얀 꽃으로 나무를 덮은 모습이 옛날 허기진 배를 안고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기던 이들에겐 조밥과 쌀밥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수수 이삭을 닮은 꽃이라 하여 수수꽃다리라 불렀음직하고, 잎이 콩잎을 닮았다 하여 콩제비꽃, 빨갛게 익은 열매가 붉은 팥을 닮았다 하여 팥배나무,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보리사초는 꽃 모양이 보리 이삭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들 대부분이 꽃이나 잎 또는 열매의 모양이 그 이름에 붙여진 곡식의 그것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얼마전 집 뒤로 난 강화의 고비고개길을 따라 걷는데 고개 너머 길가 풀숲에 한 무리의 노란 꽃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비가 오고 막 개인 때라 꽃 색이 더욱 선명해 보였다. 그 위로는 노루오줌이 무리지어 한창 꽃 자랑을 하고 있었다. 이 보다 한 주일 전 쯤 찾았던 숲에선 좁쌀풀이 져가고 있는 것을 보았기에 이와 같은 노란색으로 꽃이 피는 시기도 비슷한 고추나물이 아닌가 하여 가까이 가 보니 좁쌀풀이었다. 좁쌀풀은 잎 모양도 다르지만 독특하게 줄기를 따라 세 개의 잎이 마주나고 있어 쉽게 구분이 된다.

좁쌀풀은 주로 산의 습지에 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잘 자라며, 6월 말에 피기를 시작하여 8월 한여름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길어서 외래종 천지인 도로변 화단에 한 자리 차지하게 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샛노란 꽃의 아름다움도 다른 꽃에 뒤지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여러해살이풀이기 때문에 해마다 다시 심는 수고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꽃은 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원추화서(圓錐花序 ; 중심의 꽃대가 발달되고 여기에서 가지가 나와 꽃이 달리는 것으로 전체가 원추형을 이루고 꽃은 아래에서부터 피어 올라감)를 이루고 있어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길다. 꽃의 크기도 지름이 어른 엄지 손톱만한 크기로 좁쌀처럼 작은 것도 아닌데 왜 좁쌀풀일까? 꽃과 이름의 관계가 얼른 연관이 되지 않는다. 혹자는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가 좁쌀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또는 꽃봉오리가 좁쌀 같다고 하여 그리 부른다고도 하는데 꽃봉오리도 좁쌀처럼 작지 않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꽃을 노랑꽃꼬리풀 또는 황련화(黃蓮花)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보아 꽃 색이 좁쌀의 노란색을 닮아 지어진 이름이 아닌가싶다. 꽃말은 ‘별’ 혹은 ‘동심의 꽃’이라는데 다섯 장의 꽃잎이 별처럼 보이기에 어울리는 것 같고 밝고 노란색의 꽃을 보면 환하게 웃는 동심으로 돌아가게 함에 부족함이 없는 들꽃이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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