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여행가 황안나 씨
<인천in - 부평사람들 협약기사>
도보 여행가, ‘내 나이가 어때서?’ 등 세 권의 책을 낸 저자이자 인기 강연자, 인터넷 우수 블로그 운영자 등 황안나(74·부평구 부평동) 씨에게 붙는 수식어는 많다. 그는 현재 칠십 중반의 나이이지만 “지금이 현직에 있던 젊은 시절보다 훨씬 더 바쁘다.”라고 말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도보여행을 시작한 건 약 15년 전이다. 40여 년 동안 재직했던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그는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 나선다. 문화센터에 나가 많은 것을 배우고 매일 새벽 4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부평 인근 가까운 산에도 올랐다. 산악회에 가입한 후 전국의 큰 산은 안 다녀본 곳이 없다.
“2004년, 산악회에서 광주 무등산에 올랐죠. 그때 저는 산에서 내려온 후 바로 해남으로 내려가 국토 종주 길에 올랐어요. 두려움이 컸죠. 누군가 붙잡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으니까요.”
그는 해남에서 국토 종주를 감행한 지 23일 만에 고성 통일전망대에 닿았다. 이후 해안 일주와 국외 트래킹, 우리나라 5대 강과 둘레길 등 그의 도보여행은 현재까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 종주 이후 각종 방송 출연도 끊이질 않는다. 2005년에는 출판사의 제의로 도보여행기가 담긴 책을 발간했다.
“여고 시절 꿈이 작가였는데 이제야 꿈을 이루게 된 거죠. 서점에 쌓여있는 책을 보면서 지금까지 제가 한 일 중 가장 감동적인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낯선 길 위에서 많은 것을 버렸고 또 얻었다고 했다. “제게 길은 치유의 길이었어요. 살면서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의 순위가 잘못 매겨져 있다는 것을 알았고 길에서 인생도 찾았지요. 몸과 마음의 다이어트를 동시에 한 셈이죠.”
그가 길 위에서 얻은 소중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사람들이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지도를 들고 인간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주었던 남편의 고마움, 또 봄밤 저를 위해 길 위해서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었던 아름다운 청년과 어머니 같았던 어르신, 말기 암 환자 등…. 셀 수 없죠.”
그는 말한다. 누구든 혼자서 용기를 내어 길 위에 서보라고. “걷는 것은 비결이 없어요. 제가 걸었던 그 많은 길도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닿은 것이죠. 당장 현관문을 넘는다면 이미 80% 이상은 이룬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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