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권에 관료와 정치, 언론까지 편승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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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권에 관료와 정치, 언론까지 편승하다면...
  • 이한구
  • 승인 2013.09.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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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이한구 /인천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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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수사를 축소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그 책임자들이 헌법기관인 국회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인선서를 거부하는 나라.
최고 통치자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불법을 방조하고, 온갖 맞춤형 복지공약을 비롯하여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겠다며 내놓은 민생과 경제민주화 공약은 하나둘 휴지통으로 사라지고 있어도, 대부분의 언론은 80년대 땡전뉴스를 방불케하고, 급기야 진보정당에 대한 70년대식 내란예비음모 혐의 여론재판으로 정국을 돌파하는 현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서슬퍼런 독재의 부활인지 가늠하게될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것이 분명한 듯하다.
 
심각한 현실은 또 있다. 정치적 쟁점 뒤에 가려진 본질. ‘누구한테 얼마를 걷어서 누구한테 얼마를 쓸것인가’이다. 초고소득층과 재벌들에 대한 법인세 감세를 철회하지 않고, 서민과 중산층에 전가시키는 꼼수로 세금폭탄 논쟁을 불러왔듯이, 매년 300조가 넘는 정부 예산과 200조가 넘는 지자체 예산, 정부와 지자체의 출자,출연기관을 비롯하여 기업들의 투자와 지출까지 포함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돌고 있는데, 이 돈에 얽힌 먹이사슬 구조가 본질이다.
사상 유례없는 찜통더위에 국가가 운영하는 최고 위험시설 원자력발전소가 비리로 가동이 멈춰서고,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강행해 환경재앙으로 이어진 4대강 사업의 비리가 드러나고, 국방사업과 해외 자원사업 등 대부분의 국가사업 비리가 여야를 넘나들며 일어나는 현실.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과 갑의 을에 대한 횡포가 기승을 부려온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현실이 본질이다.
 
책임있는 당사자들 뿐 아니라 오랫동안 추악한 먹이사슬 구조를 이루고 그 안에서 높고 낮은 지위와 삶을 연명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이유다.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관료집단과 여야를 포함한 정치집단이 1차적 책임이 있다면, 이를 감시하여 사회를 바로 세워야할 언론과 사법기관 마져 이권에 편승하는 현실은 더욱 불행하다. 더욱이 기득권에 편승하여 손쉽게 영달을 꾀하려는 일부 시민들의 시민의식 실종이 오랜 패배주의에서 길들여짐이라 생각이 미치면 더욱 슬프다.
 
우리 인천은 어떤가? 1천억에 이르는 월미은하레일, 수천억 분식회계, 잘못된 개발정책 등으로 인천시민의 혈세를 낭비한 최고 책임자가 어떤 단죄도 없이 버젓히 행세하고 있는 현실을 차치하고라도, 옷만 갈아입거나 선수만 일부 바꾸어 나눠먹기식 먹이사슬 구조를 유지하는 현실에서 시민들이 발견할 희망은 무엇인가?
 
수만명의 시민과 청소년이 한류와 아시아경기대회 성공기원 아이돌의 열풍에 열광한 이면에, 담당 국장이 관련 기획사와 언론사를 비롯한 업체 관계자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물의를 일으켜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하게 됐다는 소식. 이 고위 공직자가 시 출연기관의 감사 자리를 내정받고 퇴직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지켜볼 일이지만 씁쓸하다.
민선 5기 초기 일부 측근에 의한 입방아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고위관료들과 친하다는 기획사나 일부 업체들이 출자 출연기관의 각종 사업을 따내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올가을 수천억원의 투자유치 또는 리파이넨싱이 필요한 SPC의 최고 책임자가 주도권 다툼으로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전문경영인을 손보기 위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과 또 다른 출연기관들에서도 청탁성 압력 구설수가 있을 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임원의 교체설이 나도는 등 고위 관료들과 일부 측근들의 입방아가 지속되고 있다.
 
민선 5기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해, 위기의 인천을 되살려 내고 2014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책임자와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1만여 공직자, 290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통탄할 노릇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젊고, 개혁적이고 국회의원 보좌직이나 기초의회 의원, 사회 각분야 전문 활동경험 등이 풍부하여 기대를 받아온 6대 인천시의회지만, 여와 야를 막론하고 번번히 의원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거나, 지역의 작은 민원을 챙기거나 당리당략 차원에서 구조적이고 관행적인 먹이사슬을 눈감고 편승한다고 비판받는 현실도 슬프다.
 
지역사회의 건강성 척도 중 중요한 요소는 지역언론의 역할을 빼놓을수 없다. 지역언론이 안팎의 여러 불리한 여건하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에 대해 성원을 보내지만, 민선 4기에 그랬듯이 대형이벤트 등 지원 댓가로 눈을 감아주거나, 기업의 불리한 정보를 댓가로 지원금을 받고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를 눈감아준다면, 시민들이 믿고 의지할 곳은 없어지는데 언론계에서는 동업자 정신이 있어 서로 불편한 진실일 뿐이란다.
반칙과 기득권으로 영리를 꾀하고 이권을 독식하려는 지역의 먹이사슬 구조에 일부 관료와 측근, 정치권이 편입되고, 언론까지 편승하여 나눠먹기 체제를 지속한다면 그 사회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으로 동북아 경제중심을 지향하는 인천이, 시급히 시스템의 대전환을 꾀해야하는 이유이다.
 
인천에도 곳곳에 권은희가 출현하여, 오랜 부정과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서, 열심히 노력하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건강한 기업 풍토를 갈망하는 기업인들이 속속 인천으로 몰려들어 진정한 경제수도 인천을 만들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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