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인 대표, 구조 실패한 것 반드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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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대표, 구조 실패한 것 반드시 책임져야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4.04.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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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요구로 25일 다이빙벨 싣고 현장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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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잠수기술공사’ 사무실에서 바라본 인천항 컨테이너 부두. 오른쪽 아래 원내는 이종인 대표 ⓒ진실의길


세월호 대참사로 속이 타 들어가는 한 사람이 있다. 알파잠수 이종인 대표가 바로 그다. 그는 지난 18일 다이빙벨를 싣고 진도 앞바다에 갔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제지에 의해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인천 남항으로 뱃머리를 돌릴 때 심정은 어떠할까? 사뭇 궁금했다. 인천에 돌아온 이종인 대표와 24일 인터뷰했다. 이종인 대표는 1954년 인천 만석동 9번지에서 태어나 제물포고등학교를 나온 인천토박이다.

 

-세월호 사고를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무엇인가?

첫 사고 내용이 중요하다. 첫 사고를 접하고 사고 원인을 충돌, 침수, 침몰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조난키가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인양을 해서 확인해서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참사로 이어졌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상사고는 해경이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는 자원들이 구축되어 있다. 해경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훈련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해난사고, 곧 기름 유출, 침몰 등이 수반되는 조난사고에는 해경이 경험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큰 조난사고가 발생할 때 구축하는 시스템이 부재한 탓에 발생했다고 본다.

 

-세월호가 침몰하는데 첫 단초가 변침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급격하게 항로를 변경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수사하면 바로 나올 문제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어서 답답하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 며칠 동안 정부 당국의 조치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사실 정부의 대응이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조난 대응이 사회 통념상 맞지 않는 방향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틀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이유가 자연적인 악조건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는 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이 악조건을 뚫고 들어가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정부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인데 이런 것을 하지 못했다.

 

-악조건을 뚫고 할 인적자원이 있나?

당시 해경 잠수사들은 훈련된 사람도 없다. 무슨 ‘특수’자가 붙어 있어서 들어가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이런 악조건을 뚫고 들어갈 인적자원이 없다. 결국 구조가 늦어지게 된 데에는 민간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항적 기록을 보면 정전 뒤 원을 그리며 표류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정전이 되어 원을 그리면 한 바퀴 돈 것으로 나타났다면 엔진이 멈추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사실 엔진이 꺼져 섬 방향으로 표류했다면 지금처럼 큰 참사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별 생각이 다 든다.

 

-위험한 해양조난사고에 대해서 정부가 할 일은?

현재 세월호 해난 사고에 대해서 대응할 시스템이 아직 우리 나라에는 없다. 침몰사고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정부가 나서서 하고 있지, 다른 외국에는 민간전문가들이 투입해서 해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위험한 작업들은 외국에서는 모두 민간전문가에 맡긴다.

 

-해난구조 민간 잠수사는 어떤 사람들인가?

우선 위험한 곳에 들어가서 구조작업하는 잠수사들은 우선 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면 도와준다는 사명감이 있고, 더불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바다에 침몰한 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세월호 조난 구조가 늦어지게 된 것은 이런 열정을 가진 민간전문 잠수사를 조기에 투입하지 못해서 발생했다고 판단된다.

 

-대표가 만약 조난구조 책임자라면 어떤 대응을 했을까 궁금하다?

세월호 사고 즉시 즉각 초기 대응을 했을 것이다. 우선 그곳에 바로 민간전문 잠수사들을 바로 침투하도록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민간전문 잠수사가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어떻게 들어가서 구조작업을 할 수도 없고, 엉뚱한 공기주머니만 매다는 비효율적인 일만 한 것이다.

 

-정부가 심각한 해난구조에 대비해서 할 일은?

해상 관련 재난 대비책은 20여명(물에 대한 열정, 사명감, 고도의 훈련경력)을 뽑아서 관리하는 방식을 취하면 이번과 같은 세월호 대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수년 전부터 정부 당국에 이야기했다. 그런데 아무도 제 말을 듣지 않았다. 초기 대응은 민간인 투입이 핵심 해결 열쇠다. 우리나라는 형식과 구호에 그쳐서 그렇다. 민간전문세력을 키우는 예산 확보는 어렵지 않다. 20여 명에 대한 월급만 주면 된다. 1년에 10억 원에서 20억원 정도만 예산을 투입해서 준비하면 충분하다. 매년 10~ 20억원씩 투입해서 이런 사고가 참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면 국민적으로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일 미군측이 사고 인근에 헬기를 투입하겠다고 했다는데?

사고 당일 미군이 헬기를 지원해서 구조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데, 우리 정부 당국이 충분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돌려보낸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위급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체면 따위는 이야기할 가치도 없다. 아이들이 물속에 갇혀 있거나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체면이나 국가 위신이 낄 틈이 없는 것 아니냐. 미군 헬기들이 왔다면, 조류에 떠밀려 나간 사람들을 헬기를 통해서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조류는 1시간에 6Km를 떠밀려 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충분한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직접 가져간 다이빙벨을 투입하지 못했는데?

다이빙벨 투입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해경 본청 간부와의 협의를 통해서 현장에 갔는데, 현장에서 다이빙벨을 가진 이종인은 안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해경 본청 간부의 입장도 있고, 그 상황에서 멱살을 잡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눈물을 머금고 다시 인천으로 되돌아왔다. 진도에 갈 수도 없고, 인천앞바다만 무심하게 쳐다보고 있다.

 

-세월호 구조에 민간업체가 지정되어 있다는데?

해경이 지정한 민간업체가 있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다. 급박한 세월호 조난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민간잠수업체를 지정해 준 해경은 그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고 본다. 결국 해경이 지정한 민간잠수업체는 해경이 요구한 작업량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이런 일에 관계자들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향후 구조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오늘부터 해군이 투입한다고 들었다. 해군 방식은 구조에 맞춰 훈련된 인적자원들이기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이 든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능성을 믿고 가야 한다. 생존에 대한 희망을 절대 버려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고 끝까지 아이들을 구해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 후기 : 24일 저녁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이종인 대표의 구조 작업 투입을 강력하게 요구해, 이를 이장관이 어렵게 받아들여 25일부터 구조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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