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미소,바다의 오아시스,'풀등'에 오르다.
상태바
모래의 미소,바다의 오아시스,'풀등'에 오르다.
  • 문경숙 객원기자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래의 미소 바다의 오아시스 '풀등'

 

인천에서 뱃길로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작고 아름다운 섬 대이작도에 가면 신비의 모래섬이라 불리는 '풀등' 을 만날 수 있다.

밀물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 신비로운 모래섬 '풀등' 이 나타난다.

풀등의 크기는 동서로 약 3.6km,남북으로 약 1.2km에 이르며, 면적은 약 47만평 정도에 달하는 드넓은 모래섬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의 물결과 바람에 따라 날마다 다른 모양과 넓이를 드러낸다.

사람들에게 풀등은 '고래등' , '풀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풀등'은 모래위에 풀이 자란다고 해서 뿥여진 이름이고, 고래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고래등', 갈치 새끼인

풀치' 떼들이 푸른 바다를 길게 휘저어가는 모양새라고 해서 '풀치' 라고도 한다.

 

풀등은 어떻게 만들어 졌나?

풀등은 바람이 나르고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거대한 조화이다.

5~6천 년 전 해수면이 현재의 우치에 도달하기 전 한강, 임진강, 예성강에서 흘러나온 퇴적물이 하구에 쌓이면서 일차적으로 강 하구에 조그만 사주가 만들어졌다.

이후 해수면의 상승과 강한 왕복성 조류에 의해 사주는 수직-수평 방향으로 성장했고 ,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몇 천 년에 걸쳐 경기만에 거대한 사주군이 형성되었다.

대이작도 풀등은 경기만 사주군의 일부로 건조시에 가장 크게 드러난다.

바람이 불고 파도에 밀려 온 모래가 수 천 년을 켜켜이 쌓이고 쌓여 바다 한 가운데 풀등이 만들어진 것이다.

 

'풀등' 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은 무엇이 있을까?

모래바닥에 사는 그물무늬금게, 흔히 골뱅이로 불리는 큰구슬우렁이, 대맛(죽합)조개, 등이 있고

해양생물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잘피'가 있다.

잘피는 꽃을 피우는 고등 현화식물로서, 뚜렷한 잎.줄기 및 뿌리 조직을 가져 해조류(김,미역 등)와는 구별된다.

잘피는 해양생물들에게 서식처 및 산란장을 제공하는 등 해양과 하구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의 보금자리 '풀등'

풀등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풀등에 대한 생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 저서동물 185종이 출현하고,평방미터당 밀도도 923개체나 된다.

서해 바다에 물고기가 넘치던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썰물 때면 풀등의 웅덩이에 갇힌 꽃게, 새우, 광어들을 거저 주어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풀등은 꽃게와 넙치 등 해양생물의 서식 및 산란지이고 풀등 주변 해역은 소라, 굴, 피조개, 광어 등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풀등이 없어지면 풀등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생명들이 없어지고 풀등의 생명을 먹이로 하고 있는 관련 생태계도 없어지게 된다.

 

천연 방파제 '풀등'

풀등에 쌓인 모래는 파도를 막아 해양생물들에게 안정적인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바다 새들에게는 쉬어가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바다 생물들 외에도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와 탁트인 맑은 하늘은 풀등을 잠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편안함을 준다.

또 갯벌의 육지의 방파제 역할을 하듯 풀등은 섬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바다 한 가운데 풀등은 파랑에너지를 감소시켜 태풍이나 해일같은 외부의 힘을 차단하고 육지의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천연방파제인 것이다.

 

그런데, 풀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풀등의 면적가 높이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위성영상을 활용하여 산출한 풀등의 면적은 2008년에서 2010년까지 약 0,2 ㎢ 감소한 것으로 나타 났다.

풀등의 소실이 모래재취 등 인위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태풍과 같은 자연현상에 의한 것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해양생태계와  해안침식 등 바다생명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지난 7월5일 섬파랑 기자단 사전탐사시에 같이 한 일행중 한명은 "몇 년전에 왔을 때 보다 풀등의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 그냥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라고 말했다.

'풀등' 바로 앞에 있는 큰 풀안해수욕장'의 해안가는 아직도 침식이 이루어 지고 있어 해안가 소나무들이 뿌리를 앙상하게 드러네 놓고 있었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유산인 '풀등' 이 더 이상 소실되지않고

바다와 함께 살아온 어민과 바다생명들의  삶의 터전이 더 이상 위태롭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모두가 '풀등' 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위 '풀등' 관련 내용은 인천지방해양항만청' 발행 리플렛 '풀등' 을 참고했음을 밝혀 둡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