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계획의 시민 참여, 첫 발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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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계획의 시민 참여, 첫 발 내디뎠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1.21 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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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계획단, 인천 미래비전으로 “사람 중심의 국제 문화/관광도시” 제시
2030인천도시기본계획 시민계획단의 총괄 작업을 진행한 진영환 청운대 교수가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2030인천도시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진행중인 인천발전연구원(이하 인발연)에서 지역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시민계획단을 구성해 도시계획을 수립해 도시계획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첫 발을 내디뎠다.

인천시와 인발연은 20일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 100명을 공모해 시민계획단을 만들고 이들과 함께 2030년 인천도시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청사진의 1차적인 틀을 최근 구성했다”고 밝혔다. 도시계획 수립에 시민이 직접 참여한 것은 서울과 수원 등 몇 곳의 지자체에서 이미 시도했지만, 인천에서 시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발연과 도시계획단은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시민계획단이 큰 성과를 이루거나 정확한 세부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도시계획행정에 반영했다는 것에 1차적인 의미를 두려 했다”고 말했다. 기존 도시계획이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주도되었던 것과 달리 시민들의 의견에 기초해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보자는 의도가 이번 시도의 핵심적 성과라는 것이다. 

2030인천도시기본계획 시민계획단은 지난 6월부터 2달 간 시민계획단 참여 희망자를 인터넷에 고지해 공모하고 227명이 응모했으며, 지역과 성별, 연령과 직업군 등을 살펴 최종 100명을 선발했다. 그리하여 10월부터 20여일간 주말에 4번의 토론회를 시청사에서 개최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시민제안서로 정리했다. 이 정리안은 유정복 시장에게 최근 전달됐다.

시민계획단은 2030년 인천 미래 도시비전으로 “사람 중심의 국제 문화/관광도시”로 설정했다. 시민계획단 운영을 총괄한 진영환 청운대 교수는 “시민 눈높이에서 도시정책 및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투명한 정책 수립으로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도시를 지향코자 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여기에 인천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발전시켜 외국인들에게도 특색을 느끼게 하고 교류할 수 있게 하자는 뜻도 함께 담았다”고 평가했다.

시민계획단의 의견수렴은 네 차례에 걸친 내부 토론회를 거쳤는데, 5개 분과(산업/경제, 도시/주택, 교통/물류, 문화/복지, 환경/안전)와 10개 분임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중요 의사결정은 투표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도시/주택'은 주민 참여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원도심 사업 추진, '환경/안전' 분야는 세대가 공감하고 시민이 지켜가는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 '산업/경제' 부문은 공항과 해양 등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산업진흥 및 경제 활성화, '문화/관광' 분야는 인천 고유의 문화 및 관광 인프라 구축, '교통/물류'의 경우 합리적인 교통 및 물류 체계를 갖춘 해양도시로서의 위상 제고, '복지'는 주기별 맞춤형 사회복지정책 수립 및 추진, 교육은 질적 향상 도모 등이다.

진영환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도시계획에서 시민 참여를 이입한다는 작업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으며 시민간 이해관계 등에 따른 토론회 분위기 과열 양상으로 인해 ‘시장 나오라고 해라’는 발언이 나오는 등 난감한 상황도 있었으나, 토론과 논의를 통해 공통의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천 도시의 핵심 이슈를 설정하는 데에 중요한 학습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도시계획은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한 법인데 개발시대에 주로 쓰이던 사후 설득방식에서 사전참여방식으로 전환해 주민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계획단으로 참여한 시민들 역시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만족도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에 거주하는 가정주부로 이번에 시민계획단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김영숙씨(62)는 기자회견에서 “40년 동안 내항 바로 앞에 살았는데, 진분이나 소음을 다 감당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기에 처음에는 시장에게 개선책을 요구하려고 참여했는데,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토론하다보니 도시기본계획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서로간에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수용할 것은 서로 수용해 주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함께 토론해 나온 결과에 상당히 만족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개인적인 만족도라면 도시계획에 직접 참여해 마치 이것을 내 일처럼 여기게 됐고 애향심도 더 고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진 교수는 기자회견 말미에서 “도시계획을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성하는 데에, 사실 네 번의 만남은 짧은 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며 “타 시도에서 시민들을 구성해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에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계획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작업 중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토론회를 통해 나온 내용 중 빠진 중요한 내용이 있을 경우엔 충분한 보충 작업을 거칠 것이며, 실체가 뚜렷히 보이는 세부 계획은 내년 말 정도에 확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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