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인천민주화운동사』, 인천시민 모금과 역량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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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인천민주화운동사』, 인천시민 모금과 역량으로 만들겠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2.0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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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인권센터 이민우 사료편찬위원장 인터뷰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센터장 조성혜)가 지난해 12월 19일 영화공간주안 7층 3관에서 열릴 2014년 활동보고회를 통해 『인천민주화운동 연표』를 발간하는 기념행사를 가진 바 있다. 
   
『인천민주화운동 연표』는 『인천민주화운동사』를 발간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2013년 센터 설립 이후 ‘인천민주화운동 연구와 편찬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 등을 열면서 2014년 본격적으로 기초 자료 수집활동에 착수해 나온 첫번째 결과물이다.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 사료편찬위원회(위원장 이민우, 이하 '사표편찬위')가 기획하고 편찬한 『인천민주화운동 연표』는 8.15 해방 직후 부두노동조합 활동부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활동, 87년 6월 항쟁 과정과 노동자대투쟁 등 1945년부터 1995년까지의 인천민주화운동 과정에 대한 일지들이 년도별, 날짜별로 소상하게 기록해 첫 작업치고는 나름대로 충실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민주평화인권센터에서는 예고한 대로 본격적인 『인천민주화운동사』 편찬 작업을 위해 나섰다. 지난  1월 29일 사료편찬위에서는 이를 위한 첫번째 논의를 가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천시의 재정난으로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에는 사업비가 전혀 예산편성이 돼 있지 않은 상황. 이민위 사표편찬위원장과 만나 『인천민주화운동사』를 어떻게 편찬할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말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가 발간한 『인천민주화운동 연표』(가운데)


- 근황이 궁금합니다. 중국을 다녀오셨다구요?

네.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쫒아 상해와 항주를 비롯해 중경까지 몇 곳을 다녀왔어요. 중국이 지금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더라구요. 수년 사이 눈에 띄게 도시개발이 이뤄지고 달라졌어요. 상해 임시정부 청사 바로 앞이 번쩍번쩍한 번화가 돼있더군요. 그런데 주목되는 건, 중국 사람들이  임시정부 청사 주변 건물들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에요. 아무리 빠르게 도시개발을 해도 역사를 존중하는 중국사람들의 정책이 눈에 보였어요. 이런 측면에서는 우리가 반성을 해야 합니다.

-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이시기도 한데요. 김구 선생과 관련해 답사도 계속 해오셨지요?

네, 김구 선생이 인천 감리서 감옥에 갇혀 있다가 탈옥한 행적을 따라 '삼남길 답사'를 몇  차례 진행했어요. 1998년 3월 21일인가에 김구 선생이 인천 감옥을 탈옥했죠. 올해는 3월에 답사를 진행할까 합니다. 아울러 올해가 광복70주년이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여러 단체들과 힘을 합쳐서 인천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대중강좌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대표님이 논문으로 발굴한 유완무 선생이 김구와 관련이 깊잖아요? 유완무 선생을 비롯해 인천의 독립운동가들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대중강좌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 네, 인천여고 교사를 재직하시면서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으로 또 민주평화인권센터 사료편찬위원장으로 바쁘실 일정을 보내시고 계신데요. 지난 1월 29일 사료편찬위원회 회의를 열고  『인천민주화운동사』 편찬 방향에 대해 논의하셨죠? 먼저 『인천민주화운동사 연표』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나왔나요?

인천시에도 인천시사편찬위원회가 있어 10년마다 <인천시사>를 편찬해왔어요. 그런데 시민사회, 사회운동 진영에 대해서 또 민주화운동 부분에 대해서는 관찬 역사에 잘 기록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 희생자들도 많은 도시가 인천인데, 해마다 추모제를 할 때면 마음이 걸렸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연표라도 낸 것이 작은 위안이기는 합니다만, 정식으로 『인천민주화운동사』를 총체적으로 정리해는 데까지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어떻게든 기록하고 후세에 전승되도록 노력해야죠. 형식적인 민주화는 이뤄졌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경제적 민주화나 사회적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를 위해서도 민주화운동의 전반적인 역사를 기록해야 하고, 연표가 그 첫 단초를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인천시에서 민주평화인권센터가 사료편찬 등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비를 전혀 편성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편찬작업을 진행할 계획인가요?

시정부가 바뀌니 만들어진지 2년밖에 안 된 센터의 사업비를 전부 없애는군요. 그렇더라도 『인천민주화운동사』는 꼭 발간해야죠. 시민이 힘을 모아서 만들어야 합니다. 민간 차원에서 『인천민주화운동사』를 편찬하려면 자료에 대한 연구와 편찬을 할 수 있는 연구역량이 있어야 하고, 또 재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연구역량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보고, 재정 마련을 위해 모금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 네, 부산을 비롯해 몇몇 지역에서 지역민주화운동사가 편찬된 바 있는데, 김영삼 대통령 시절 부산광역시의 주도로 편찬한 『부산민주화운동사』를 제외하면 다른 지역들은 모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기획에 따라 비슷한 방식으로 편찬됐더군요. 인천민주화운동사』는 어떤 특질을 갖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편찬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인천지역 민주화운동의 가장 큰 특질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인천노동운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제하 부두노동부터 동양방직 노동운동을 거쳐 해방 후 70년대까지 이어져온 인천노동운동의 역사를 잘 기록해야죠. 물론 노동운동 전체를 다 민주화운동의 범주로 담을 수는 없지만, 노동운동이 주류를 이루면서 70년대 이후 학생운동, 빈민운동 등으로 확산된 과정을 잘 담아야 합니다. 
인천민주화운동의 또 하나의 특질은 산업선교회와 가톨릭 노동사목, 민중교회 같이 종교운동이 사회운동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민중운동이 전개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 목요회 같은 시민운동단체가 나타나 시민운동으로 발전해간 과정도 주목되구요.
편찬위원회가 구성되면 자세히 연구, 검토하겠습니다만, 인천의 도시적 특성을 반영한 인천의 민주화운동을 제대로 기술하려면 부산 같이 독자적인 편집체계를 갖춘 『인천민주화운동사』를 구상하고 편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천민주화운동사』의 편찬이 과연 현시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아까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절차적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사회적, 경제적 민주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운동을 되돌아보면서 미래운동을 내다보는 그런 살아있는 『인천민주화운동사』를 편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민주화운동의 선배세대로서 현재의 인천 시민사회운동, 혹은 진보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과거에 비해 매우 다양화됐어요. 전 역영에 걸쳐서 전문화됐고. 그런데 과거처럼 집중화된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공동으로 집중화해서 큰 일을 도모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인천의 복지 방향"이나 "인천의 경제" "인천의 교육 문제" 등 큰 주제를 가지고 같이 공동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그런 결집된 역량이 아쉬워요. 큰 공동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면서, 전문적, 부문적 과제는 개별적으로 풀어가는 그런 운동이 펼쳐졌으면 좋겠어요.

- 네, 잘 알겠습니다. 『인천민주화운동사』는 언제쯤 출간할 계획으로 편찬작업을 진행하실 계획인가요?

내년이 5.3인천민주화항쟁이 일어난지 30주년 되는 해인데, 아무래도 1년만에 준비해서  『인천민주화운동사』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구요.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봄까지 2년쯤 작업을 해서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토론회도 열고 초안을 가지고 공청회도 개최해야 하니까요. 재정 모금을 위해서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서 노력도 해야 하구요.

- 네, 그런데 쉽지 않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던 분들이 현재도 인천지역사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정파의 문제도 게재되다보면, 균형잡힌 역사기술을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게 제일 어렵고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정파 문제라든가 누가 주도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따지다 보면 논란이 많이 일겠죠. 그러나 역사를 당사자들이 기술하는 것보다는 역사 역구자들이나 학자들이 가급적 객관적인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하고, 참여했던 당사자들은 자신의 입장과 주도권 여부를 강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인천민주화운동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도록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인천민주화운동사』 편찬 과정이 곧 오늘 인천지역 진보사회운동이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또 마음을 합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 네, 이민우 선생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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