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세력도 외모주의, 성차별 주의, 학력주의, 지역주의 공유"
상태바
"진보세력도 외모주의, 성차별 주의, 학력주의, 지역주의 공유"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0.22 15: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희진 "여성 지역활동가들이 기존 시점에서 벗어날 것"


'인천지역 여성정책의 지속가능성 구축을 위한 여성의제 발굴 도움닫기'를 주제로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여성분과와 인천여성연대에서 준비한 강연회가 22일 오후 2시 인천YWCA 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4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학/평화학자인 정희진씨가 강사로 나섰다. 

정희진 강사는 이 자리서 참석자들과 소통하며 참석자들이 고민하는 인천의 고민들을 서로 털어놓고,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냈다. 이 자리에는 여성정책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정 강사는 "권력이란 말 한마디로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힘"이라며, "최근 박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것은 역으로 그들이 충분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여전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핸드폰 보급율은 국민 수보다 많다.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은 매우 이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에서 기술 발달을 핑계로 "핸드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삶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민들의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인천 시민들이 최근 가진 관심사들을 물어보며 국정화 교과서에 대해서는 "내가 대통령이 되어도 교과서를 바꿀 것 같다. 대안교과서든 국정 교과서든 현재 교과서는 남자들이 권력싸움을 한 역사지, 여성들의 삶은 전혀 다뤄져 있지 않다. 만약 내가 교과서를 바꾸게 되면 여성들이 가부장 사회에서 노예로 살아온 역사를 자세히 담고 남자들의 성폭력을 묘사해, 대안교과서랑 경쟁이 안되는 수준으로 보여줄 것" 이라며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는 또한 "업무상 매매춘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는 50대 남성들은 매력자본을 잃어버린 성적 소수자"라며, 지배계층의 속성이 '정상적'이라는 생각이 허상임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 사회운동에서 드러나는 조직화에 대한 집착은 서구중심적인 관점이며, 어떤 조직이 더 크냐는 걸 겨루는 방식은 남성들의 방식"이므로, 개별 활동가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다가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득했다. 

또한 "심지어 진보세력마저도 외모주의, 성차별 주의, 학력주의, 지역주의 등을 공유하고 있다. 좌파나 우파나 남자들이 설거지 안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여성 시민들에게 있어서 기존 정치계파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적인 활동과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성부마저도 반여성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지역의 여성 활동가들에게 "같은 지역 의제도 기존 남성 활동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들의 안전의제에 대해 "여성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밤길 가로등보다 자신의 애인과 남편, 아버지 등 주변의 남성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부에서 안전을 위해 가정폭력 대책을 제시하면 이해하지 못한다"며, "여성의 젠더이슈가 그 자체로 독립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모든 사안의 여성 버전만을 생각하는 등, 하위 분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심각한 논의를 생각하고 왔는데, 의외로 강연을 통해 신나게 웃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인천에서 여성주의를 다룬  강연자들의 자리가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한 시민 또한 "원래 정희진 강사의 팬인데 소식을 늦게 듣고 부리나케 왔다. 그만큼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취래원 2015-10-23 05:55:48
인천지역이 지역주의가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