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불법어구 수거않는 중구청 '말바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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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불법어구 수거않는 중구청 '말바꾸기’ 논란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6.21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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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연합 21일 기자회견 후 중구청 ‘형사고발’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인천 앞바다 갯벌에 불법 칠게잡이 어구들을 방치하고 있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21일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 환경단체가 서해 갯벌에 불법으로 설치된 칠게잡이 어구를 방치하고 있는 사실과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중구청을 형사고발했다. 중구청은 예산을 세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구청이 예산과 관련해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21일 오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차례 언론보도 및 공문을 통해 영종도 갯벌에 다량의 불법어구들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음을 알고도 법률상 의무 등 조치하지 않은 만큼 형법상 직무유기죄(형법 제122조)에 해당한다고 보고 오늘 경찰고발을 한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 자리서 "지난 2013년 부터 계속 문제제기 했고, 작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도 방치되고 있어 고발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종도 남단 인천대교 부근 등 갯벌에 방치돼 있는 불법 칠게잡이 어구는 문제가 제기돼 지난 2015년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수거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구청 관리 구역인 영종도 서쪽 용유해변에 방치되고 있는 불법 칠게잡이 어구가 지속적으로 방치되자 지난해 방송(JTBC) 등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 2015년에도 녹색연합은 중구청을 고발으나, 당시 해양수산부가 인천대교 인근 어구들을 수거하는 한편 향후 중구청 등 지자체에도 조치를 약속하면서 고발은 취하됐었다.
 
그럼에도 지난해의 경우 중구청 측은  “방치되고 있는 불법어구는 없다”고 했다가, 녹색연합이 언론과 함께 현장 확인을 시키자 그제서야 방치사실을 인정하고 예산을 편성하여 수거하겠다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21일 오전 인천녹색연합 측 일원들이 중구청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갯벌에서 직접 수거한 불법 어구들을 중구청 광장 앞에 내려보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갯벌에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갯벌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며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칠게를 노리는 어구들이 해안에서도 쉽게 보이고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방치된 플라스틱 어구의 길이도 수 킬로미터, 무게로 따지면 수십 톤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여 사실상 중구청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직후 인천중부경찰서에 해당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직접 접수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 측은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예산 편성을 해서 구읍뱃터 등에 있었던 40여 톤의 어구들을 수거했는데, 정해놓은 예산 이상의 작업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 용유지역 등 갯벌에 아직 상당수가 남아있는 상태지만 수거작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올해도 조치할 계획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환경단체들은 왜 관련 예산들을 세우지 않느냐고 따지는데 올해에 이미 1억여 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올해 중으로는 모두 처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환경단체들은 중구청이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정책위원장은 “올해 중구청이 세웠다는 1억 원의 예산은 불법어구 수거에 사용될 예산이 아닌 용유해안의 닻 제거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세운 예산”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미 나뿐만 아니라 지역의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중구청이 올해 어구 처리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었고 이에 문제 제기를 하자 중구청 측이 닻 제거를 하면서 불법어구 수거도 같이 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예산과 관련해 한차례 보도한 바 있는 지역 방송사 ‘티브로드’는 “취재 당시 닻 제거에 쓰는 예산이 1억 원이고 어구 제거와 관련한 예산은 세우지 않았음을 중구청 측이 직접 밝혀왔고, 이를 파악한 환경단체들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었다”는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인천 갯벌에 방치된 불법 칠게잡이 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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