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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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30)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1.02.0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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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말할 시간》
《착해야 하나요》
《안나 카레니나 》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비밀을 말할 시간》, 창비만화도서관5, 구정인 지음, 창비

어린 시절 낯선 사람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기억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학생이 된 은서를 괴롭힌다.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이다. 복수를 꿈꾸지만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분노, 자책, 엄마에 대한 원망 등 무겁고 어두운 마음의 길을 걷는다. 은서는 고민 끝에 가장 친한 친구인 지윤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지윤은 가해자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은서를 위로하고 은서에게 남았을지 모를 후유증을 걱정하면서 함께 병원에 가자고 한다. 당당히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 은서는 두렵지만 용기 있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자신을 지키는 은서의 모습에서 어느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안고 있던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착해야 하나요》, 로렌 차일드, 책읽는곰

"우리 집 아이는 참 착해요." 라고 말할 때 착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어른들 말 잘 듣는? 공부 열심히 하는? … 그런 아이가 잘 자라 착한 어른이 된다면 어떤 사람이 되는 걸까요? 지시에 잘 따르는? 열심히 일하는?

착하고 안 착한 건 누가 정할까요? 착한 사람이 되면 뭐가 좋은 거죠? 어린이 그림책을 읽다 제 머리도 꼬여 버렸습니다.

자기 안의 목소리보다 중요한 척도는 없답니다. 이 중요한 얘길 이처럼 명확하고 명랑하게 들려 주다니. 로렌 차일드 만세!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박형규 옮김), 문학동네

곧 설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 보니 한 가족이 모두 모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랜 집콕 생활에 이제 마땅히 할 것도 없고 긴 명절 연휴 내내 어찌 보내야 할지 고민인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선 명절 분위기를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라는 명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과 사회라는 관계 속에서 각 개인의 욕망과 딜레마를 드러냅니다. 명절에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잔소리, 비교, 누군가의 불륜 소식, 정치 견해로 인한 다툼 등)가 총집약돼 있습니다.

성취감도 큽니다. 모두가 아는 책이지만 정작 다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전설의 '벽돌 책'을 이 긴 연휴가 아니라면 언제 정복해보겠어요. 분량은 부담스럽지만 한 번 책을 펼치면 헤어나올 수 없는 몰입감에 빠져들어 완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세상의 질문 앞에 우리는 마주 앉아》, 정한샘, 조요엘 지음, 열매하나

색깔 있는 큐레이션 책방 리브레리아Q를 운영하는 정한샘 작가와 엄마랑 함께 책을 읽고 쓰는 나날을 보내는 열네살 딸 요엘이가 함께 펴낸 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단정한 문장들이 반겨줍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천천히 즐겁게‘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만으로도 엄마와 딸이 책을 매개로 주고받는 이야기 곁으로 다가가게 됩니다. 책 읽기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책장에 꽂혀있던 엄마의 책들이 놀잇감이 되고, 그렇게 커간 나날들이 어느새 책을 통해 연대하고, 세상 속 의문들의 해답을 찾아가는 요엘, 책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며 자라는 딸에게 엄마인 한샘은 “그 질문들이 앞으로 만날 두려움과 고민에 하나씩 답을 줄 것”이라며 계속해서 읽어 나가자 손 내밉니다. 저자는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받기를 기대합니다. 소홀했던 감정들, 놓쳤던 마음을 발견하는 작은 씨앗이 다시 움트지 않을까요? 아마도.

 

◇ 우공책방 추천도서 :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 캐럴라인 줍 지음, 메이 옮김, 캐럴라인 아버 사진, 봄날의책

100년 전에 울프 부부는 정원을 어떻게 가꿨을까요?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서 울프 부부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 몽크스 하우스를 거니는 버지니아 울프와 정원을 돌보는 레너드 울프, 그들이 생각하는 정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버지니아 울프는 방 안에서 글을 쓰다가 창밖을 내다보고, 또 흙을 밟으면서 땅과 식물의 푸른 기운을 느꼈을 겁니다.

어느덧 입춘도 지났고, 남쪽마을에서는 꽃 소식이 하나둘 올라옵니다. 그래도 아직 꽃을 심기에는 이른 시기. 내 마당이나 베란다에 나무와 풀을 심기 전에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을 읽으면서 작가의 정원을 훔쳐보는 건 어떨까요? 몽크스 하우스의 현재 모습과 울프가 남긴 기록을 번갈아 보면서 100년 전에 살았던 작가의 시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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