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多-살림 벼룩시장'을 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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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多-살림 벼룩시장'을 열었어요~
  • 강영희
  • 승인 2011.05.3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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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함께 나누면 힘이 솟는다…


창영동+배다리
다多-살림 벼룩시장 : 세 번째 5월 28일 오전11시~ 오후5시

다살림 벼룩시장이 세 번째 장터를 열었습니다.
배다리 산업도로 공터에서 열었는데, 도로공사에서 뿌려놓은 코스모스와 들풀들이 많이 자라 애들이 다칠 수 있다는 주민의 우려도 있어서 일단 공터 옆길로 이동해서 장을 열었습니다.

사람이 적어서 작은 자리가 오히려 맘에 들기는 합니다만 접근성이 좀 떨어져서 걱정했는데, 그보다는 성큼 더워진 공기와 뜨거운 뙤약볕이 더 힘들어서 나중에 보니 더위 먹은 분도 계시고, 온몸이 데어서 쉬는 내내 찬물 찜질을 하기도 했답니다.

자외선을 막는 가면과 우산. 검은 벽과 아주 잘 어울리네요. 

처음 참여한 참가자는 물건이 팔리지 않을까 걱정이 많으셨는데, 그 한 낮 사람들이 거의 없는 와중에도 직접 만든 머리띠며 머리핀이 꽤 예뻐서 인기가 많았답니다. 하지만 너무 더워서 오후 두 시경 결국 귀가하셨어요. 죄송합니다. 갑자기 그렇게 더울줄은ㅡ.
한여름 동안에는 오후 2시경에 여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중간에 촬영되지는 않았지만 장터를 펼친 사람들끼리 물총놀이를 했습니다. 너무너무 더웠거든요. 문제는 물총싸움이 안 된다는 거. 그 더위에 물 세례를 받기를 원하더군요. 나중에 촬영중이던 병진님이 물총을 구입하는 아이들과 물총싸움을 해주는 특급 아이디어도 내셔서 나름 '빅 히트'를 쳤답니다.  
     
        
그 와중에 도시락과 주먹밥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가 넘어서니 사람들이 슬슬 산책길에 나옵니다. 

오호! 카메라를 당당하게 봐주시는 센스!

길조여인숙 사모님의 멋진 옷이 물총과 함께 빅 히트를 쳤답니다!

막판에 불이 붙어서, 제법 장터 티가 났습니다.


다들 흠모하던 천사가 드디어 팔렸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아주 특별한 이 사진의 의미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다음 다살림 시장에 오시면 작은 선물을 드릴게요.



두 핑크공주가 장터 분위기를 확 업시켜줬어요!


5월이 워낙 일도 많고, 행사도 온갖 축제도 많습니다. 여행길에 그 고장만의 축제를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우리가 장터를 연 주말에도 북성부두에서는 풍어제가 있었고, 부평에서는 풍물축제가 있었습니다. 배다리도 지난 5월 중순 배다리 문화축전이 있었습니다. 배다리에 주민들이 적기도 하지만 적은 주민들도 참여가 많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축제가 무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본디 한 해 농사를 마치고 거둔 생산물을 가지고 조상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내고, 고된 노동을 끝낸 지역민들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하는 자리로서의 축제였지요. 지역에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억지스런 축제도 꽤 있습니다. 관에서 지역주민 삶과는 동떨어진 축제를 만들어내고는 빚만 지고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지역 주요 생산물을 홍보하고 알리는 자리로서 축제가 특히 많은데, 그것도 그리 좋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의 삶에서 그것은 중요한 일이고 의미있는 일이니 다만 당신들도 즐거운 축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도시, 이 한가운데서 함께 생산하는 것도 없이 어떤 축제를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요? 

이웃끼리 얼굴도 모르는 경우도 많아진 요즘 도시생활에서 축제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펼쳐놓은 자리에 숟가락만 얹는 것은 좀 염치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함께 준비하기엔 하루하루가 팍팍한 일상에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카드를 들고 영화를 보거나 식당에 가거나 쇼핑을 하는 혼자만의 즐거움을 누려보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서는 카드빚이 늘어나거나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더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우리는 일상에서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작은 축제를 제안해봅니다.

그 이전에 이웃과 악수를 하고 미소를 나눠야 겠지요. 냉장고에서 음식이 썩어나가도 모르는 요즘 냉장고에 넣기 전에 이웃과 나눠먹는 겁니다. 김장을 하면 한 포기씩 나누어 맛보구요. 집안을 가득가득 채우느라 이웃과 나누는 법을 잊었으니, 이젠 집을 비우고 문을 열고 빌려 쓰고 빌려 주고 하면서 친해져 보는 건 어떨까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살아가기 어려울수록 함께 나누어 쓰면 힘이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요.

다~살림 벼룩시장도 좀 지루한 우리들의 일상에 작은 변화의 노력을 통해서 조금 생기롭고 물기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이웃들과 한 번 더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적은 돈과 성실한 땀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생각해보다가 '헌책방거리'라는 재활용과 저소비, 나눔과 소통의 의미를 넓혀 담은 벼룩시장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배다리 우각로 거리를 사람들이 살아가는 활기찬 거리로 만들어 주민들이 떠나지 않고, 떠난 주민들도 돌아오고 싶은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이 동네-배다리에서 가게를 열고 일을 하니 주민이나 매한가지지만 원주민분들과 뜻을 나누는 일에는 많이 어렵고, 서툴기도 합니다. 숫기 없는 손을 함께 잡을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하는 마음에 시끄럽다는 소리, 괜스레 다그치는 한 마디에 마음이 다치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들로 티격태격입니다. 그런데 사람 사는 일이 그렇다고 합니다.

거창한  축제는 아니어도 아이처럼 물총놀이도 하고, 종이가면도 쓰고, 도시락도 까먹고, 500원 1000원 하며 흥정도 해보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일상을 나누는 이웃을 조금 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이 작은 샘이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곳 배다리가 아니더라도 우리동네 놀이터에서도,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나누는 샘들이 솟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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