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우리 일상생활에 직결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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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우리 일상생활에 직결 돼있다
  • 안태엽
  • 승인 2021.08.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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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안태엽 / 자유기고가

 

‘어셔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이 있다. 유전적으로 청각, 시각 모두를 앗아가는 병이다. 지금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지만 서서히 칠흑같은 어둠으로 앞을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병이다. 청각장애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소리를 못 들으면 소통에 장애가 오고 평형감각까지 잃는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였다. 오산역 앞을 지나가는데 큰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국회의원이 무슨 벼슬인가요. 국민의 종이지요.”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이를 보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에 반가웠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그도 정치에 입문하면 초심을 잃고 서서히 달라지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했다.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도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인을 위해 살아간다. 낙타도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하루에 두 번은 주인에게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국가의 주인인 국민 앞에서 막말과 거짓말까지 하는 공인이 적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산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이들은 거리낌 없이 국민 앞에서 거짓을 말한다.    

우루과이 40대 대통령 ‘호세 무히카’는 아내와 다리 하나를 잃은 개와 허술한 시골집에서 산다. 재임 기간 동안 대통령궁을 노숙자에게 내어주고 허술한 시골집에서 생활을 했다. 대통령 월급 90%를 기부하고 소박한 삶을 살며 일평생 땅을 일구며 국민과 ‘함께한’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그의 학력은 중학교 중퇴이며 사람들이 칭송하기를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나는 가난하지 않다. 단순하게 살 뿐이다. 정말 가난한 사람은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더 가지려고 애쓰는 사람이며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고결한 인격으로 국민과 문화를 사랑하고 정의로우며 나라를 위해서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정치인도 있다.
 
하지만 권력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했던 능력자들이 청문회에서 질문을 하면 모두가 모르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 사실이 아니라며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한다. 분노하지 않고 용서해버린 국민들은 권력이 거짓말한 것에 대한 후과는 언제나 국민들에게 되돌아왔다. 사회적으로도 인격과 인품을 지녀 국민들에게 존경받던 사람도 정치에 입문하면 서서히 본질 보다 정치적 셈법으로 계산하며 말한다. 옛날 변소에 들어가면 냄새로 코를 찌르지만 잠시 후, 고약한 냄새에 무뎌져 자연스러워지듯이 말이다.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평형감각까지 잃어버리는 전형적인 ‘어셔 증후군’ 환자들이 아닌가.
 
‘토마스 모어’는 도둑을 만든 것이 그 사회라면 도둑은 사회의 피해자가 된다. 그러므로 엄벌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사회라고 말한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평범한 사람들이 순응하며 방관하고 무관심할 때 거짓말과 악이 만들어진다고했다.

왜 다수인 99의 사람들은 1이라는 소수에게 복종을 할까? 그리고 그들에게 무수히 당하면서도 생각한다고 자위할까? 인간은 땅만 보고 먹을 것을 찾는 짐승이 아니라 말하는 존재이다. 정치는 꼭 국회로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정치는 우리 일상생활에 직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이 나라 주인으로 말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말없는 99의 다수가, 말하는 다수로 변하기 전에 정치인들이 더 이상 부끄러움에 고개 숙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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