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에도 매수세 뚝... 청라·송도 실거래가 1억 이상 하락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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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에도 매수세 뚝... 청라·송도 실거래가 1억 이상 하락 속출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12.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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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조사, 인천 아파트 매매가 12주 연속 둔화
거래 절벽 속 청라·송도 매물 급증... 송도선 무더기 청약 포기까지
전셋값도 3주 연속 둔화... 지난주 하락 전환한 서구 하락폭 확대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인천 아파트값 상승세가 12주 연속 둔화되고 하락 거래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올해만 20~30% 이상 치솟은 송도·청라국제도시에서도 매수세가 실종되고 매물이 급증하는 등 집값 하락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4주(27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0.09%로 지난주 0.10% 보다 둔화되면서 12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집값이 급등한 송도·청라국제도시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급격히 쌓이면서 실거래가 하락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신도시가 있는 연수구와 서구는 올해 각각 33.11%, 22.73% 집값이 뛴 지역으로 단기간에 급등했던 만큼 하락장이나 조정 시에 낙폭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얘기다.

청라국제도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 규제 여파로 집주인들이 내놓는 물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던 얼마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를 중심으로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인지, 급상승에 따른 조정인지를 놓고 집주인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도·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와 서구의 매물은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매매 매물은 3,411건으로 3개월 전(9월30일) 2,160건보다 57.9%나 증가했다.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서구 역시 같은 기간 2,922건에서 3,901건으로 33.5%나 매물이 늘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시장의 매수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매매수급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공급 우위가 더 강해졌다.

이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 인천지역 매매수급지수는 99.2로 지난해 10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진 지난주(99.8)보다도 0.08p 내렸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에 팔겠다는 매도자가 사겠다는 매수자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이 심화되는 가운데 실거래가 하락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청라동양엔파트’ 전용면적 118㎡ 매물이 이달 8억원(5층)에 실거래돼 지난 10월의 직전 거래가(8억7,800만원·14층) 대비 7,800만원 하락했다.

인근에 있는 ‘청라29블럭 호반베르디움’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가(8억7,000만원·28층)보다 1억원 이상 하락한 7억6500억원(6층)에 이달 거래됐다.

청라동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도 지난달 같은 평형 최고가(10억5500만원·26층)보다 2억원 가까이 떨어진 8억6400만원(4층)에 팔렸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 63㎡가 이달 6억7,500만원(2층)에 거래돼 지난 9월 최고가(8억원·26층) 대비 1억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는 이달 7억5,000만원(5층)에 팔려 직전 거래가인 지난 9월 8억2,000만원(18층)보다 7,000만원이 하락했다.

인근에 있는 ‘더샵퍼스트월드’도 지난달 9억원(38층)에 실거래돼 지난 10월 직전 거래가(11억원·10층) 대비 2억원이 하락하기도 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이 같은 실거래가 하락은 1순위 마감을 이어가던 아파트 청약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16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송도자이더스타’는 최근 전체 공급물량 1,533가구 중 약 35%에 이르는 53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해 추가 분양이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여파와 집값 고점 인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는 전용 84㎡가 약 1100가구로 전체 70%가 넘는데,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분양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세 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4%로 3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지난주 2년5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된 서구는 내년 1월 입주가 시작되는 가정동 ‘루원시티 1차 SK리더스뷰’(2,378가구) 등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이 지속되며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주(0.00%) 보합 전환됐던 연수구는 이번 주 0.03%로 소폭 상승했고, 동구(0.05%→0.14%)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화수·송현동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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