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맞대응 나서 비방 난타전 가열 양상
국민의힘 내부서 표심 이탈 우려 목소리 커져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인천시장 예비후보들이 건설적인 정책 대결은 뒤로한 채 비방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하고 있다.
8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및 각 예비후보 캠프 등에 따르면 예비후보 간 비방 공세는 안상수 전 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각각 4차례, 6차례에 걸쳐 유정복 전 시장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문제는 비판 내용의 대다수가 유 전 시장이 내건 공약 또는 정책방향과 관련한 것이 아니라 과거 행적을 폄하한다거나 능력을 비방하는 데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두 후보의 공격이 건전한 비판 보다는 네거티브 비난공세에 가깝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현안과 관련해선 특히 그렇다. 이는 현 수도권매립지 문제의 단초가 된 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의 4자협의(매립장 추가 사용 단서조항)가 유 전 시장 재임기간에 체결된 탓이다.
안 전 시장은 “인천시민의 환경주권을 내다버렸다”, “박남춘 시장과 내탓, 네탓만 하는 오합지졸”, “재임기간 내내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검증되지 않은 후보”, “인천은 행정가 출신 시장이 시정을 봐선 안 된다”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연일 유 전 시장에게 쏟아내고 있다.
이 전 의원도 “무능과 태만으로 매립지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소모적이고 가식적인 논쟁만 일삼는다”, “굴욕적인 매립 연장 합의로 인천 자존심을 짓밟은 당사자”, “뻔뻔한 출마가 아니라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 등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유 전 시장의 공약에 현실성이 없다며 ‘인천의 허경영’으로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두 예비후보가 경선 후보 단일화를 예고하면서 “승리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후보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후보 검증은 전혀 없고, 인지도가 좌우하는 경선”이라고 유 전 시장을 깎아 내렸다.
유 전 시장은 이같은 비난 공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전날 두 후보 발언에 대해서는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입장문을 내 “야합이라고 하기에도 어설픈 단일화 추진”이라며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면 사과하고 깨끗이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는 민주당 후보를 꺾을 용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자신이 없다면 아예 출마하겠다는 선언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공격했다.
맞대응을 피해 왔던 유 전 시장까지 비방전에 가세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상수 전 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의 공세를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유 전 시장에 대한 견제라고 해석하면서도 치고받기식 비방전이 계속될 경우 표심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예비후보 3명 간 비방전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관망했던 심재돈 예비후보(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는 우려를 표명하며 중재에 나섰다.
심 위원장은 전날 논평을 통해 “안상수·이학재 예비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존중하지만 유정복 예비후보를 공격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많은 선거에서 경험했듯 내부 갈등은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부 단결을 중히 여겨야 할 때”라며 후보들 간 갈등 상황을 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