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은 남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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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은 남의 일?
  • 이혜정
  • 승인 2011.08.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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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우선인 대학생들 - '스펙쌓기'에 바쁜 방학생활


인천대 도서관에서 '공부'에 열중하는 대학생들

취재 : 이혜정 기자

전국적으로 '반값등록금' 문제로 떠들석하다. 하지만 대학가에선 해외연수와 취업특강 등 당장 졸업 후 다닐 직장을 구하기 위해 방학 내내 분주하게 생활을 한다. 

지난 22일 오후 3시께 인천대 도서관.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 공부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인 채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도서관 내 멀티실에서 자격증 관련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거나, 기업정보를 알아보려고 많은 학생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이 대학 수학과에 재학중인 4학년 정모(26)씨. "이제 한학기만 남았기 때문에 취업준비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 일단은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만약을 대비해서 다음 학기때 졸업학점을 3학점 정도 남겨두고 수업표를 편성하려고 한다. 당장 취업 문제로 고민이 많으니, 사실상 등록금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정씨는 이번 방학기간 내에 지난 학기부터 준비해온 자격증과 토익점수가 잘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음 학기에는 한 과목(3학점)을 이수하지 않고 학교를 더 다닐 계획이라고 한다. 주로 각 기업에서는 당해 연도 졸업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그는 방학을 하자마자 온라인 취업준비 카페에 들어가 1주일에 한 번 전국대학생들과 모임을 갖기도 한다.

"당장 취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안 든다. 어떻게 취업문을 뚫어야 할지 고민이다."

인하대 도서관에서 만난 2학년 신모(23)씨. "선배들이 취업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다. 남들보다 군대를 빨리 갔다온 편이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토익공부와 중국어에 힘쓰고 있다."

"나중에 취업을 위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선배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토익과 중국어 공부, 자격증 준비 등 다양하게 하고 있다. 학기 중에 학점 따기와 대학생활을 즐기다 보면 자기개발을 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스펙쌓기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신씨는 넉넉하지 않은 집안으로 등록금에 대한 걱정이 많다. 하지만 훗날을 생각해 당장은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게 맞는 듯하다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현재 토익성적을 올리고 내년에 중국교환학생을 신청하기 위해 미리 중국어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모(24, 여)씨. "졸업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행정고시 준비를 하려고 고시텔로 들어갈 계획이다. 당장 내일이 급하다 보니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한다." 김씨 역시 방학기간 내 영어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마다 학생들의 취업준비를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구직활동 전반에 필요한 '스킬'을 제공하는 아카데미를 열거나 기업체와 연계해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천대는 4학년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2011 UI ELITE PROGRAM'을 열고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위한 취업관련 교육을 지원한다. 선정된 학생들에게는 전문컨설턴트의 1:1 취업코칭 및 그룹스터디 지원과 온라인 커뮤니키 활동을 통한 직무분석, 직무능력검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역량면접(PT,토론) 등 취업을 위한 모든것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인하대는 여름방학을 맞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과별로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6시그마 GB과정, 마켓팅조사분석사과정, 전략기획 및 프리젠테이션, TESAT 과정, 어학능력향상, 영어면접, 단기집중 취업전략 캠프, 직장체험 프로그램 등 6가지를 마련했다.

서강대는 졸업자와 8월 졸업 예정자 100명을 대상으로 '2011 하계 취업 캠프'를 열고 있다. 18일부터 1주일간 열린 캠프에서는 이력서 작성법과 직무적성검사, 면접 대처법 등을 제공했다.

성균관대는 여름방학 동안 취업 아카데미와 산업체 현장방문을 동시에 운영한다. 취업 아카데미는 3~4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산업체 현장방문은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 이뤄진다.

건국대는 지난달 27일부터 8주간 4학년생 170명이 참여하는 '엘리트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동문 선배한테 취업 성공 사례를 듣는 특강과 함께 기업 채용전략 분석, 직무 탐색, 커뮤니케이션 스킬 개발, 면접 역량 개발 등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

건국대 관계자는 "프로그램 시작 한 달 전 일정 자격조건 이상이 되는 학생들에게 신청을 받아 참가 학생을 선발한다"면서 "해마다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숭실대는 지난달 27일부터 대기업 인사 담당자와 전문 취업 컨설턴트와 함께 떠나는 취업캠프를 실시하고, 동국대는 여름방학 동안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대학마다 학생들의 취업을 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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