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철교의 시·공간적 변모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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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철교의 시·공간적 변모에 대해
  • 신은주
  • 승인 2011.08.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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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백 사진전> 소래철교 주변의 변화 - 삶의 잠재된 흔적


수인선 소래철교 1997.07.13

최용백 작가의 사진은 장소에서 변하는 모습을 시대별로 구분하고 있다. 소래철교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을 폭넓게 촬영한 작가는 소래철교 주변의 변모(change)하는 모습을 시대 순으로 기록하여 변모하는 사진을 통해서 소래철교의 과거와 현재의 환경적 부분을 비교·분석하며 역사성, 현실성, 기록성을 포함한다.

또한 소래철교 주변에 있는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지시적인 코드'를 통해서 시대적 배경을 간접적으로 지각하고, 체험하게 유도한다.


수인선 소래철교 1996.12.22

오늘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빠른 변화는 고정된 것으로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은 빠르게 변하고, 이런 변화의 속도만큼 달라진 상황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최용백의 사진은 '변화하는 상황' 속에 놓인 지역성, 장소성, 시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1996년부터 20011년까지 16년 동안 끈질기게 지역에서 일어나는 주변의 극적인 변모 과정을 기록한다. 한 대상을 오랫동안 관찰한 작가의 태도는 자신이 사는 장소에 대한 애착과 소래철교가 지닌 공간을 통해 작가의 정신적 세계가 발현된 것이기도 하다.

최용백의 렌즈는 <수인선 소래철교 1996 ~ 2011>에 재개발을 한 곳이거나 진행 중인 풍경의 정서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변모 혹은 파괴의 이면을 구조적인 양상으로 드러낸다. 소재적 측면에서 그의 작품에는 '현실 참여적 요소' 가 있다. 이런 요소는 극적으로 혹은 다른 차원의 형식으로 우회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 효과는 도시에 사는 내재한 진실에 감성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그의 사진은 보이는 현상보다는 유추할 수 있는 더 많은 단면이 겹쳐져 있다. 소래철교에는 이런 측면에서 흥미로운 소재이면서도 현실 참여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 아울러 소래철교는 적은 범위에서는 인천의 축소판으로 기능하고, 넒은 의미에서는 작가의 정신적 공간을 구체화하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한다.


수인선 소래철교 1996.12.22

최용백의 <수인선 소래철교 1996 ~ 2011>를 바라보면 시간과 공간은 물리적으로 인간에게 주는 축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욕망의 역학관계에 의해 재편되는 사회적, 역사적 범주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의 사진은 시간과 공간을 분절시키는 상황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사진에서 바람, 물, 눈, 땅, 갯벌 등은 불가항력적 이유 때문에 변모하는 현상을 느끼게 한다. 본디 있어야 할 곳이 사라진 자리는 공간과 시간을 포함해 우리 기억 속에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최용백의 사진은 이처럼 인간이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끼는 자신의 터전과 공간에 대한 기억과 추억의 중간지점을 기웃거리고 있다. 그 지점은 예전 기억이 작가의 삶에서 한 단편으로 추억되고, 이끌어 주고 지탱해 주는 힘으로 작용하이 있다. 인간의 육체적 나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자신의 육체가 늙어가는 데 대해서는 새삼스럽게 놀라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살던 곳이 '자연발생적 현상'과는 무관하게 인간의 이기심을 바탕으로 제도적, 경제적 측면에서 특정한 목적에 따라 변해가는 현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인천은 서울과 인접한 도시이지만 예전에 번성했던 시절, 앞으로 변해가는 인천의 모습은 시대별로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수인선 소래철교 1996.12.29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흘러간 시간 속에서 존재를 증명하는 것처럼, 인간의 삶 또한 이러한 시간의 흐름에서 얽혀가는 과정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인간과 삶에 대한 단편들을 보여주는 최용백의 작업은 <인천의 변모, 2006>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긴 호흡을 유지한다. 작가는 시간적, 공간적 흐름 속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자신의 순간적인 경험을 대중들에게 가시화시켜서 자신의 사고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런 효과는 '조용히 변모(Silent change)'하는 소래철교의 '가능태(可能態: 잠재적 가능성)' 를 표면화하여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삶의 잠재된 흔적에 관심을 기울이게 유도한다.

사진가 최용백은 인천재능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초당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하고 경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포토그라피를 전공해 졸업을 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환경과 문화재 등 인간에 의해 변화된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작업과 함께 부천대학교 사회교육원 사회문화교육센터 사진 담당 교수, 인천문화재사진연구소 소장, K.D.P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가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인천대학교, 인천재능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기도 하다.

그 동안「변모하는 富平 」「세계꽃박람회 초대전 인천생태 자연의 함성」「인천불교문화재 ‘사찰의 역사를 찾아서’」등 34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부평사진역사관에 51점, 인천자연생태사진전시관에 54점 등 여러 곳에 사진작품이 영구보존되어 있다.

출판으로는「변모하는 富平」「인천생태, 자연의 함성」「인천하천, 하천은 살아 있다」「1롤40컷 맥아더장군상」「인천의 변모」「마지막 협궤열차 수인선 소래철교 1996-2009」「강화도 미래신화의 원형」「인천불교문화재, 사찰의 역사를 찾아서」「인천의 산-만월산 이야기」「탄천 이야기」「마지막 협궤열차 수인선 소래철교 1996-2009」「올제, 인천의 해돋이 해넘이」등 총 30여종이 있다.

논저(연구)로는「문화, 관광분야 사진제작의 실제」「행사 사진에 대한 Multi Vision연구」「사진 이야기」「소래포구 유역의 역사성과 다큐멘터리 사진적 표현 -수인선 소래철교 1996-2009-」와 사진연재로는 계양신문(2002), 만불신문(2004), 동아일보(2005), 월간 굿모닝 인천(2005) 등이 있다.

 

일시| 2011.8.26-9.1

장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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