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나그네, 김찬삼’특별기획전이 7월 27일(목)부터 12월 31일(일)까지 영종역사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월요일과 설·추석 연휴는 휴관한다.
김찬삼의 세계여행 동반자였던 배낭, 카메라, 낡은 지도첩 등 유품과 그의 활동을 담긴 다양한 사진 자료가 공개된다. 교육자, 지리학자, 저술가로서 김찬삼의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도 있다. 중구 내동에서 성장한 그의 생애와 인천과의 인연이 소개되어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김찬삼(1926~2003)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하며 160여개 나라 1000여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그의 세계여행 기록을 모아 1972년 출간한〈김찬삼의 세계여행>은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그의 이야기와 사진으로 더 넓을 세계에 눈 뜬 사람들이 많았다.
김찬삼은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세계지도를 벽에 붙여놓고 “마르코 폴로가 서방에서 동방으로 왔다면, 언젠가 나는 동방에서 서방으로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출처: 월간 [산] ‘세계로 향해 열린 창 김찬삼’)
30대 초반부터 시작된 여행은 거리로 환산하면 지구를 32바퀴고, 시간으로 치면 꼬박 14년이다.
김찬삼은 영종도에 땅을 사서 집을 짓고,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휴식하며 여행기를 쓰곤 했다. 2001년에는 이 부지에‘세계여행문화원’과 ‘여행도서관’을 개관했다. 평생 모은 여행 가이드북과 여행 관련서와 화보집 등 2,000여권의 도서를 비치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여, 영종도가 한국의 출입문이 되던 해다. 전 세계를 향해 뜨고 전 세계에서 도착하는 비행기들을 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2013년, 공항 주변 개발과 함께 ‘세계여행문화원’은 철거됐다. 그 일대에 영종역사관이 섰고, 지금 김찬삼의 일생을 담은 전시가 열린다. 외국어보다 미소 짓기를 연습했다던 그를 기억한다는 것, 누구보다 먼저 바깥세상으로 거침없이 나갔던 그를 기억한다는 것이 인천시민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