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이뤄내는 작은 변화들, 그 메아리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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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이뤄내는 작은 변화들, 그 메아리가 좋습니다
  • 정혜진
  • 승인 2023.09.2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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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55) 미추홀구 문학동 '메아리마을'을 만나다

 

메아리 마을 주민과 대표가 회의 전 선서를 하고 있다.
메아리 마을 주민과 대표가 회의 전 선서를 하고 있다.

 

변화가 느린 구도심. 인천의 역사가 태동한 곳, 미추홀구 문학동 구도심, 메아리마을 주민들은 직접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메아리 공동체 백선화 마을활동가를 만나 11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 메아리 마을 부터 소개해 주세요.

2018년 마을계획단으로 부터 시작해서 저층주거지 개선사업의 희망지사업을 거처 현재는 더불어 마을까지 진행되고 있는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은 초등학교 2개가 있는 원도심입니다. 경관도 엉망이고 아이들 보행로도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마을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고 다양한 분들이 아이디를 내주시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곳 입니다. 우리 마을이 메아리처럼 변화된 좋은 모습들이 멀리멀리 퍼져 나가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메아리 마을도 이름을 정하고 활동 중입니다.

 

개인적인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을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백선화입니다. 처음 아이와 함께 활동을 시작 하였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아이가 커가며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부족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와 같은 것을 하고 같은 것을 생각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마을 일을 한번 같이 해보자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었습니다. 초기에 부회장직을 맡다가, 제 의견보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이 더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의제는 어떻게 찾고 계신가요?

마을의 의제는 마을계획단 할 때 세웠습니다. 마을 분들이 다양하게 참석하여서 의제를 도출해 내고 그것을 실행시키는 것이 더불어 사업 이예요. 제가 마을에 20년 살았는데 마을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 왔더라고요. 계획단 활동할 때 제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이와 매일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들이 마을을 돌고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도 하고 교육도 받고, 의제를 도출 해내었습니다. 더불어 마을에 선정되고 40억이라는 예산안에 어떻게 반영할지 계획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마을 의제를 어떻게 발굴하고 변화시켜 가갔는지요. 어려운 점은요?

마을을 찬찬히 여러 번 돌아다니다 보니 다양한 것이 눈에 들어왔어요. 아이와 함께 활동하다 보니 아이 또한 문제 상황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한번은 마을을 돌아보다가 전신주 덮개가 찢어진 부분에 아이 옷이 찢기는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쓰여 있는데 왜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고 저렇게 안전하지 못한 상태로 방치하는 거야?”하고 묻더라고요. 아이는 그것을 회의에 와서 이야기 하였고 그것이 의제가 되어서 전봇대 개선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또 도로에 인도가 없는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차선 다이어트 사업을 진행하여서 차가 다니는 도로를 좀 줄이고 옆에 인도를 분리하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이 인도가 없다보니 차도에서 위험하게 버스를 기다리시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마을버스를 기다리시라고 경로당 앞에 버스 정거장 의자 설치 사업도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마을은 한 부모 가정이나 혼자 사시는 분들이 53%가 있다고 해요. 원룸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1인 가정이 많고 그로 인해 수반되는 문제들이 있어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까 쓰레기 문제가 생기는 문제라던가, 주차 문제, 그리고 아이들 보행 취약 지구 형성 등 발생하는 마을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다양한 사업 전후 사진
메아리마을 공동체가 벌인 다양한 사업의 전과 후 

 

마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되나요?

처음에 인원수가 그렇게 많지가 않았었어요. 다른 동네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정도였지요. 초등학생 1명, 고등학생 1명 각각의 자기 의견들이 저렇게 눈앞에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을 하니까 본인 친구들을 데리고 오더라고요.

그래서 학생이 2명에서 시작해서 희망지 때는 15명이 됐어요. 그렇게 아이들이 오니까 엄마들이 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정말 다양한 세대들이 같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별한 인사 방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안인사라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아이들이 낸 의견입니다. '문학동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줄여서 문안인사라고 쓰고 있고 인사를 할 때 안녕하세요^^ 문안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인사를 드리고 있어요. 예전에 문안 인사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어른들에게 드리는 인사였잖아요. 그렇게 마을에서도 다양한 분들이 매번 인사도 나누고, 마을의 안전도 고민하고, 또 마을이 잘 성장하도록 인도하고, 마을에 놀러 오신 분들도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문안 인사라는 말처럼 저희 문학동의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게 우리 마을에서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저희가 추구하는 목적이에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메아리 마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메아리 마을

 

앞으로의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올해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고 내년 정도부터 운영될 예정입니다. 저희 마을 경로당이 노후돼서 신축을 통해 어르신들 공간도 조성해 드리고 프로그램실과 커뮤니티 공간까지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저희 마을은 문학산, 승학산도 있고, 인천 향교도 있고, 인천 무형문화제 전수관도 있고, 문학경기장도 있는 곳인데 이런 좋은 자원을 연계하는 무언가가 없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활동을 아이들과 해 나가고 싶습니다.

 

구나 시에 협력을 요청 사항이 있으신가요?

일단 담당자가 너무 자주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초기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 할 때는 미추홀구 시민공동체과였고 실제로 사업을 집행하는 과는 정비과 이다보니 초반에 어떤 배경에서 이렇게 마을 설계를 하게 되었는지 인지하지 못해서 여러 번 설명 드렸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자가 바뀌어서 또 설명해드리고…….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인 공무원 임기로 인해서 좀 힘듭니다. 다른 사업은 그렇다 쳐도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부서는 공동체 상황을 잘 알 수 있도록 담당 공무원이 잘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무원도 전문성을 가지고 함께 사업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희는 공동체로 시작하였는데, 단순한 자원봉사를 넘어서 실제로 마을 사업을 발굴하고 진행할 때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도 있습니다. 생업이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업은 툭하면 모이고, 많은 시간과 열정을 들여서 봉사와 활동을 해야 하는 사업이여서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함께하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주민협의체 모든 분들이 안 지쳤으면 합니다. 요즘에 제가 봐도 너무 지쳐 있는 것들이 보여요. 긴 시간 해오다 보니, 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다 보니, 모든 걸 자원봉사로 해야 하다 보니 힘드신 부분들이 다양하게 발생합니다. 그래도 내가 사는 마을이고 함께 사는 우리 마을이니까 함께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사회가 선배 시민이신 할아버지 할머니 분들이 만들어 주셨듯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사회도 지금의 어른인 우리들이 만들어 물려 주는 것이다. 내가 잠시 거쳐 가는 마을이라도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아이와 함께, 가족과 함께 혹은 나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는 후퇴할 일은 없을 것이다. 메아리가 울려 퍼지듯 메아리 마을공동체가 지역주민을 넘어 대한민국에 널리 알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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