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크린 속 성평등을 찾아서-벡델 초이스 ⑥야구소녀
- 이경은 시민작가
감독, 주연: 김윤태감독, 이주영, 이준혁
상영시간: 105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20. 06. 18.
“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해요”
꿈을 향해 도전하는 야구소녀 주수인의 이야기이다.
야구소녀라는 이야기 만으로도 어떤 내용일 지 상상을 할 수 있는 영화이다.
고교 야구팀이 유일한 여자선수이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프로팀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평가의 기회조차 잡을 수 없게 된다. 갖고 있는 능력이 빛나기도 힘든데 수인의 꿈은 가족들에게 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포기를 강요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인은 “여자니까, 여자치고”라는 높은 사회적 벽을 스스로 도전하고 깨면서 꿈을 향해 나아간다.
물론 도움을 주는 코치의 이야기들이 수인을 도와주기도 한다.
“단점은 절대 보완되지 않아. 단점을 보완시키려면 장점을 키워야돼”
“네가 공을 빠르게 던지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네가 던진 공을 타자가 못치게 하는게 중요한 거야”
- 영화<야구소녀 中 - 진태>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생각하다보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계속 떠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장점에 대해서 떠올리면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나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고, 작은 프레임안에 넣는 모습을 보인다.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닌, 장점을 키워 나가는 것이 나의 정체성, 가치관, 바로 나일 것이다. 영화 속 수인도 자신의 장점을 연습하여 무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스포츠라는 부분이 여성과 남성의 힘과 체격에서 차이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수인은 “느려도 이길 수 있어요”라는 말로 공의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을 ‘너크볼’이라는 변화구를 이용해 장점으로 키워낸다. 속도는 느리지만 다른 선수들이 받아칠 수 없는 공이 되었다.
무조건 빠르고 힘이 좋은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 여성의 공을 남성들은 모두 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어느 곳에서는 성별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이것이 차별이 되는 부분도 사회에 많이 보여지고 있고 영화속에서도 볼 수 있다.
“야구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니깐 여자건 남자건 그건 장점도 단점도 아니에요”.
이는 스포츠를 초월하여 깊은 울림을 주어 인간의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평등을 강조한다. 꿈과 도전에서 젠더는 성취의 한계를 결정해서는 안 되는 사회적 구성물일 뿐이다.
<야구소녀>는 스포츠 중심의 전제를 뛰어넘는 설득력 있는 서사로 등장한다. 경계를 허물고, 기대에 과감히 도전하며,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보편적인 여정을 보여준다. 주수인의 강인한 정신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개인이 선입견에 도전하고 꿈을 향해 전진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현실에 타협하면서 여성이라는 프레임으로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모습들을 여전이 볼 수 있다.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이지만, 내가 꾸는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계속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 영화 <야구소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