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보러 한국 나들이 왔어요"
상태바
"딸 보러 한국 나들이 왔어요"
  • 김지숙 부평사람들 명예기자(9월호)
  • 승인 2011.09.25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평구새마을회,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초청

왼쪽부터 후인 티 녹빛(언니) 씨, 후인 티 마우(어머니) 씨, 후인 티 풍 씨
"이렇게 딸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9월 5일 부평구 새마을회관.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초청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던 후인 티 풍(28․부개2동)씨 어머니 후인 티 마우(63․베트남)씨가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한국방문으로 3년 만에 딸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어머니는 "한국에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새마을운동중앙회와 부평구새마을회가 9월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 일정으로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를 초청해 한국 내 생활상을 보여주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마련되었다.

환영식에서 조승희 부평구새마을부녀회 협의회장은 "언어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맞지 않을 텐데, 부모 형제와 떨어져 타국에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신은호 부평구의회 의장도 "앞으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민간 외교관 역할도 잘 해주길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9월 1~3일까지는 서울 남산한옥마을, 63빌딩, 청와대, 경복궁 등을 방문하며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후인 티 풍씨는 "베트남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63빌딩의 아쿠아리움이 가장 인상 깊었다"라고 했다.

7일. 부개동에 있는 후인 티 풍씨 집을 다시 찾았다. 어머니와 언니 후인 티 녹빛(34)씨가 한국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후인 티 풍씨는 "어머니와 언니를 배웅하려니 몹시 슬프다"면서 "떠나기 하루 전 날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가져 아주 좋았다"라고 말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새마을회에서 마련한 인천관광을 즐겨야 했지만, 가족과의 정담을 위해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인천에서는 가족이 모여 음식도 만들어 먹고 부평지하상가 나들이도 다녀왔다. 후인 티 풍씨는 "베트남에는 없는 지하상가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물건도 정말 많아 언니가 몹시 신기해했죠. 들른 김에 지하상가에서 옷과 가방, 신발 등을 모두 사드렸어요."라며 좋아했다.

어머니와 언니에게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어머니는 "한국 문화를 직접 접하고 구경하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딸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라고 말했다.

언니는 "담배꽁초 하나 없이 깨끗하고 예쁜 거리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한국 사람들의 높은 의식수준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현재 후인 티 풍씨는 한국생활 5년차로 2남을 둔 '워킹 맘'이다. 그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공부 잘하도록 키우며 대한민국 아줌마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다. 외국 사람이라는 편견보다는 한국 사람과 똑같이 대해 줬으면 좋겠다."라며 싱긋 웃어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