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 속에 담긴 사유... 김보경 개인전 ‘실의 머리에도 눈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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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 속에 담긴 사유... 김보경 개인전 ‘실의 머리에도 눈이 있다면’
  • 채이현 기자
  • 승인 2023.1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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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로 전시공간 ‘부연’서 16일까지 전시

 

김보경 작가의 개인전 <실의 머리에도 눈이 있다면>이 오는 16일(토)까지 인천 중구 개항로의 전시공간 ‘부연’에서 열린다.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작가는 건축물에서 드러나는 역사, 현상, 감각, 기억을 수집하고 시각예술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자료 조사를 통해 역사를 추적하면서도, 지식으로는 체득할 수 없는 시간의 영역을 생각한다. 현재의 우리가 과거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것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실의 머리에도 눈이 있다면> 전시는 그간 축적해 온 작업을 다시 읽는 의미다. 2022년부터 이어온 <실의 머리> 연작은 돌발적이고 불연속적인 기억과 장면, 예를 들어 창문에 비친 외부 풍경같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며, 과거와 현재의 얽힘을 담아냈다.

실이라는 재료는 인위적으로 규정 짓지 않는 한 처음과 끝이 모호하다. 실의 매듭을 짓는 것, 다시 연장하는 것 등은 인간의 일이다. 작업은 그런 것이고, 삶도 그런 것이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실의 머리'는 실마리를 뜻한다. '눈'은 관찰하는 것 또는 어떤 시각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실타래 속에서 겨우 찾아낸 시작점에 눈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문제를 발견하고 풀어내고자 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관점을 견지하려는 작가의 바람일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된 작업 재료였던 리소 프린트, 뜨개와 매듭, 종이 입체 등의 탐구와 조형적 실험을 보여준다. 완벽함을 보장받을 수 없는 수작업의 특성이 작가가 감각을 다루는 방식과 닮았다. 이 작업은 다음 작업으로의 하이픈(연결)이 된다. 실은 이어진다.

김보경 작가는 2022년에 첫 번째 개인전 <하이픈>(2022, 프로젝트 스페이스 다섯수레)을 열었고, <외연과 심연>(2023, 인천아트플랫폼), <기억‧공간>(2023, 아르코미술관), <낯설고 낯선>(2022, 인천도시역사관), <교착 상태: 아카이브적 여정>(2022, YPC SPACE) 기획전 등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다. 이번 전시는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23 청년창작활성화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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