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월도의 달이 붉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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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월도의 달이 붉은 이유는
  • 김정아
  • 승인 2023.12.20 0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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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인천설화]
(24-끝) 자월도 - 붉은 보름달이 뜨는 섬

자월도는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섬이다. 그 이름에는 자줏빛 자(紫)와 달 월(月) 자가 붙어 있다.

이 이름은 조선시대 관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섬으로 귀향 온 첫날 밤에 보름달을 보면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달빛이 붉게 변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유래가 있는데, 인조 때 관가의 근무하던 사람이 귀양살이 와서 첫날 보름달을 보고 억울함을 호소하였더니 달이 붉어지며 바람이 일고 폭풍우가 몰아쳐 하늘도 자기의 억울함을 알아준다 하여 달이 붉어졌다는 뜻으로 자월도라고 지었다고 한다.

두 이야기 다 붉은 달빛과 연관하여 자월도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 지명인 소홀도(召忽島)라는 지명을 풀어보면 ‘작은 마을 섬’이라는 뜻으로 작달만한 섬’ ⇒ ‘자달 섬’을 훈석한 것이라는 것이다.

 

공기놀이(자월도)__25.0x36.5cm_종이위채색_2023
공기놀이(자월도)__25.0x36.5cm_종이위채색_2023

 

조선시대에서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자월도 마고할미' 설화가 있다.

마고할미는 흙더미를 내려쳐 자월도 앞 여러 개의 섬을 만들었으며, 자월도에 붉은 달이 뜰 때면 바위를 공깃돌 삼아 놀았다고 한다. 또한 마고할미는 창세신이자 대모신, 풍어의 여신으로 서해 앞바다를 풍부한 황금 어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순절(자월도)_36.5x25.0cm_종이위채색_2023
순절(자월도)_36.5x25.0cm_종이위채색_2023

 

자월도에는 열녀바위 전설도 전해져 온다.

옛날 한 어부가 포구에서 고기를 잡고 살았는데, 그 어부가 3일이 지나도 집에 돌아오지 않아 그 부인이 남편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열녀바위에 이르러 보니 큰 지네가 남편을 물어 죽이고 파먹고 있었다. 이를 본 부인은 대경 질색하여 그 자리에 쓰러졌고, 한참 후 깨어보니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슬픔과 통곡 속에 살던 부인은 결국 자신도 그 바위에 올라 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  이후 이들 부부의 사연이 알려져 열녀바위라 불리게 되었으며, 현재는 어부상(漁夫像)을 세워 전설을 기리고 있다.

이와함께 자월도 국사봉은 산 위에 올라가 멀리 임금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나라를 생각하고 자신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길 바랐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국가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는 산이라 하여 국사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자紫월月(자월도)_25.0x36.5cm_종이위채색_2023
자紫월月(자월도)_25.0x36.5cm_종이위채색_2023

 

2023년 12월, 국사봉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에 앉아 자주빛 달을 상상하며 다가올 새해를 기대 해 본다.

2022년부터 시작한 속닥속닥 인천설화연재는 끝이 나지만,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또 다른 설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동안 속닥속닥 인천설화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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