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와 교동도 발전을 위해... 철조망 철거, 폐교 활용, 평화대학 설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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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와 교동도 발전을 위해... 철조망 철거, 폐교 활용, 평화대학 설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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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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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리누리평화운동 교동 중립평화의섬 추진위 21일 ‘한강하구 및 교동도 활용방안 세미나’ 열어

 

한강하구와 접경지역인 교동도를 발전시킬 방안으로 △교동도 주변 철조망 철거 △폐교된 지석초교 활용 △한강하구-교동도 관광사업 △교동도에 국제평화대학 설립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또 북한의 문화·예술 관련 공연, 전시, 체육활동을 정례화할 수 있는 문화·관광시설의 확충과 강화도서권을 해상 연계한 죽산포·남산포·황포 돗단배 및 유·도선 관광, 옛 삼도수군통어영의 재현 등의 교동섬 개발 방안도 나왔다.

‘한강하구 및 교동도 활용방안 세미나’가 ‘(사)우리누리평화운동 교동 중립평화의 섬 추진위원회’ 주최로 21일 오후 강화군 교동면 난정평화교육원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78년 분단갈등을 전환하고, 한강하구를 세계평화를 견인하는 중립평화지대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다.

이 자리서 강종일 박사(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회장)는 먼저 “한강하구(임진강 하구~교동 말도 간 67㎞ 수로)는 정전협정에서 남북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됐지만 이후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면서 이용되지 않았다”며 “남과 북은 전쟁할 수 없는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정전협정의 교전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무기 없는 교동도가 ‘평화의 섬’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강하구와 교동도의 활용 방안으로 우선 교동도 주민들의 생업에 많은 지장을 주고 어로 활동을 직접 규제하고 있는 25㎞의 철조망을 철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어도 지금 기존 철조망에 출입문을 만들어 낮에 어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3년전 폐교된 지석초교를 활용하여 ‘실향민역사문화관’이나 ‘이산가족 화상상봉지원센터’로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평화대학교를 설립하여 한반도 미래성장 동력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강 박사는 분단된 한반도에서 평화대학교는 세계평화를 견인하는 평화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립 수역에 위치한 교동도에 유엔평화대학 유치나 국제평화대학 또는 단순 교육기관인 평생교육원 설립을 구상할 수 있다. 인천시교육청이나 강화군이 교동도 국제평화대학교 설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나 유엔의 지원을 받거나 민간자금을 유치하여 평화대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한강하구와 교동도를 연계한 관광사업도 제안했다. 한강하구는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으므로 많은 실향민들이 교동도를 한바퀴 도는 관광선 운항을 검토하자고 했다. 향후 한강하구를 출발한 관광선이 해주를 거쳐 남포항을 통해 대동강을 드나들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강 박사는 이들 사업의 추진을 위해 한강하구 중립수역이 맞닿아 있는 교동도를 우선 ‘중립 평화의섬’으로 선포하여 한국과 국제단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고 발표했다.

그는 또 이들 사업의 수행을 위해선 외부적으로 미국에 ‘아니요’라고 말 할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조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강하구와 교동도에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면 한국의 대북사업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 박사는 “한강하구와 교동도가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미국의 동의가 필요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며 미국의 승인 조건이 아닌 문제들은 한국에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도 한국과 북한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모멘텀을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한기출 교동향교 전교(교동역사문화발전협의회 회장)는 “교동의 생활문화는 인근 북한 황해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며 “한국전쟁으로 두 동강난 국토의 경계점에서 사회적 경제적 공동체의 무너짐은 물론 문화적 괴리와 충돌로 피해의식과 발전적 결핍을 감수하고 살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는 국가생존을 위한 선순위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체제 유지를 위한 상대적 최소한의 자위행위여야 한다"며 교동도 대부분 해안가에 둘러처진 철조망을 형평성 있게 완화하여 전통생활문화의 유지발전계승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했다.

이에 교동섬 개발 방안으로 북한의 공연·전시·체육활동을 정례화 할 수 있는 문화공간시설, 의료·관광시설의 확충, 교동의 역사·문화 지역특성을 연계시킨 휴양 및 위락의 글로벌 접근사업, 북한 농업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농업특화지역의 지정, 강화도서권(교동-삼산-서도)의 해상 연계로 다면적 접근을 들었다. 

그리고 이들 사업을 통해 남북한 관계개선과 긴장완화, 지역주민의 경제성 확대, 접경지역의 평화적 이용 전파, 남북관광특화지역의 평화적 세계화 실현 등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발표했다.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평화학)는 “강이나 바다는 경계선을 나누지 않고 공유하는 게 일반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그런데 서해 NLL 주변에서는 남북이 다투는 바람에 양쪽 어민들이 물고기나 게를 잡기는커녕 얼씬도 못한다”고 개탄했다. 이와 달리 한강하구에서는 ‘중립수역’ 취지에따라 무력충돌이 빚어지지 않지만 아직까지 평화적으로 원활하게 공동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남한 기독교인들 중심으로 북한과 공동으로 평양에 과학기술대학을 세운 사례를 소개했다. 북한이 제공한 땅에 외부인들이 건물을 짓고 운영하며 북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주로 남한 대형교회들이 건설비와 운영비를 부담하지만, 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만 교수와 직원으로 일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2023년 현재 재정적 어려움이 있지만 큰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2021년부터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학 명예교수가 비무장지대나 개성에 통일평화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개성공단 근처에 건강대학, 농과대학, 정치경제대학, 예술대학 등을 세우자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았다. 2022년 초까지 북한 당국의 암묵적 승인은 받았는데, 그해 3월 남한 정권이 바뀌며 더 이상 얘기조차 꺼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교수는 "한강하구는 법적으로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이며 인천시는 '한강하구 공동이용 촉진 및 민간 선박 자유항행'을 위한 조례도 만들어놨다"고 상기시키고 "교동도 주변 해상관광을 즐기고 북녘 연백 땅 가까이까지 갈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보자"고 했다.

이현휘 한국교원대 인문사회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한강하구 중립화를 방해하는 요인’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의 열망과 반복된 좌절에 대해 한반도 평화, 중립화, 통일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존재가 있으며, 그러나 주류 사회과학에서 그 존재를 연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오랜 세월 걸쳐 내려온 미국 외교 이데올로기가 미국의 정책 엘리트와 국민에게 행사해온 강력한 구속력을 배제하고 미국의 외교 이념을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래 묶은 관념의 위력은 미국을 냉전시대로 복귀시켰는데, 그 특징은 미국 민족주의에 내포한 강력한 천년왕국 사상이다. 천년왕국은 미국으로 하여금 인류 전체를 위한 특별한 책무를 갖고 있는 구원자의 역할을 말한다. 이에 근거하면 미국 대외정책을 지배하는 루틴(일상)에 ‘중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편에 설지, 테러리스트의 편에 설지’ 결단을 내려야하는 것처럼, 신은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한국 대외정책을 지배하는 루틴에도 중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 연구원을 설명했다. 조선 주자학을 관철하는 가장 중요한 톡트린은 벽이단(闢異端)이다. 정통과 이단을 준별하는 벽이단에서 중립은 허용되지 않았다. 해방 직후 중도파가 궤멸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정치적 패턴을 연구해온 미국의 외교관 그레고리 핸더슨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정치적 중간지대가 결정적으로 제거되었다’고 진단했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 대외정책의 루틴과 역시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 조선 주자학 전통이 한국의 교조적 사대주의를 매개로 한반도에 착종하면서 분단을 영속화시켰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 한강하구 중립화, 통일 등의 노력을 끊임없이 와해시키는 강력한 힘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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