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늘봄학교 준비 부족, 전문인력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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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늘봄학교 준비 부족, 전문인력 확보해야"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3.12.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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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사노조, 담당 교사 설문조사 결과 공개
"시범 학교 절반은 방과후학교와 업무 중첩"

 

인천의 늘봄학교 사업이 업무 전반에서 준비가 부족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교사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 '늘봄모델학교 운영 1년' 2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인천에서 늘봄학교 시범사업을 진행한 30여개 초교의 담당 교사 대상 설문이었다.

늘봄학교 사업은 초등학교에서 정규수업 외로 이뤄지는 보육 중심의 서비스다. 2025년 전국 초등학교에 정식 도입 예정이었으나, 1년 앞당겨 올해 시범사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도입된다.

이번 설문은 복수 응답으로 진행됐다. 늘봄학교 운영에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묻는 질문엔 예산 사용과 처리가 64.7%로 가장 많았고, 강사 채용 및 프로그램 준비 47.1%, 업무 인력 연수 29.4%, 업무 갈등 23.5% 등이었다.

답변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한 부분에 대해 인천교사노조는 운영 전반에 관한 어려움으로 업무 전담 인력의 역량 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고 봤다.

에듀케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준비와 강사채용, 참여학생 관리, 민원 증가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에듀케어는 늘봄학교 사업 가운데 하나로 초교 1학년을 대상으로 놀이·활동 중심으로 진행하는 보육 프로그램이다.

에듀케어의 적절한 운영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3월 한달만 해야 한다고 답한 교사가 29.4%로 가장 많았다. 3~4월 운영이 11.8%, 방과 후 학교 운영 전까지가 5.9%, 방과 후 수업 시작 전이 5.9%, 운영이 필요하지 않다가 5.9%로 집계됐다.

노조는 "늘봄학교는 다급하게 시행돼 역량 있는 업무전담인력을 선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교사들은 온갖 업무를 감당해야 했다"며 "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부장과 늘봄학교 업무를 겸임하는 경우가 52.9%에 달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1월 진행된 인천교사노조의 1차 설문에서도 늘봄학교 사업 시범학교 선정 과정이 민주적 합의 없이 진행됐다는 의견이 89.7%에 달했다.

결국 시범사업 시작 전부터 준비가 부족했고, 교육과 보육 모두 부실한 결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인천교사노조는 이번 설문을 토대로 늘봄학교 사업 정식 도입에 앞서 인천시교육청에 3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노조는 학교에 배정되는 업무전담 인력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기본적인 업무 역량을 확보해 교사의 본질 업무인 교육업무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생과 교사의 수업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보육이 아닌 교육에 충실할 수 있게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확실히 분리해 운영할 것도 요구했다.

노조는 "시교육청은 늘봄학교의 문제점들을 해소해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울러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과 보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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