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 실미도 북파공작원의 흔적을 찾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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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 실미도 북파공작원의 흔적을 찾아 나서다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4.02.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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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봉사단 13일 실미도 탐사 및 청소봉사 나서

 

버스에서 하차하여 짐정리
버스에서 하차하여 짐 정리.

 

설연휴가 끝난 후 첫날, 13일 오전 10시 영종봉사단(단장 윤호준)이 탐사 및 봉사를 위해 실미도를 찾았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나간 썰물 시간이 오후 1시 22분이니, 이 시간은 무의도에서 실미도로 이어지는 바닷 길이 열리는 시각이다.

실미도와 연결되는 무의도의 해수욕장 해변에 실미도 지역탐사와 청소를 위해 12명의 자원봉사자가 영종봉사단의 빨간 버스에서 내렸다. 이날은 영종봉사단에 단골로 오는 봉사자들 이외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보인다. 그 중에도 인스타 리조트 직원으로 새로 부임해서 휴가를 이용해서 나왔다는 젊은 청년도 있고, 영종에 최근 이사를 와서 참석한 인물도 있다. 봉사단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늘 좋은 사람들이기에 좋은 관계가 쉽게 이루어진다. 실미도로 가는 바닷길을 건너가기에 딱 좋은 시간, 열려있는 바다 해변 모래 길을 약 20분 걸어 실미도 산 앞에 도착했다.

 

바다 가운데 길이 보이고, 그 앞이 실미도
무의도 해변 가운데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이 보인다. 그 길따라 가면 실미도에 닿은다.

 

이날 봉사는 늘 해오던 실미도 해변 청소봉사만이 아니다. 실미산 넘어 해변 청소를 하는 1차 작업 봉사조가 있고, 1968년 1.21 사태(북한군의 청와대 침투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그해 41일 북한 침투 작전을 위해 창설된 부대를 탐사하는 2차팀도 있다. 684 북파 부대원(1968. 4)들로 불린 이들은 1971년 8월 23일 실미도에서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탈출해 청와대로 향했다. 2차팀은 이들 북파 공작원들이 활동했던 흔적을 찾아 탐사하는 역사적 의미를 찾아 나선 것이다.

 

유실된 흙의 층에서 보이는 조개 패총
유실된 흙의 층에서 보이는 조개 패총

 

실미해수욕장에는 다른 지역 해변에서는 보기 드문 산 흙의 유실이 발견된다. 해변의 흙이 바닷물로 인해 해식작용이 일어난 것이다. 바다 모래가 끝나는 곳에 흙이 유실되어 산의 단면이 적나라한 모습으로 드러나 있다. 그 옛날 해변에 깔려있는 조개 껍질층(패총)이 일렬로 계속되는 모습도 보인다.

영종도 일대는 선사 유적지가 10개 이상에 존재한다. 각종 신석기 유물이 잠재하는 지역이다. 신석기 유적에서 나오는 유물은 패총에서 발견되는 것이 보통이다. 해안선을 따라 드러난 조개 패총을 보니 그 안에 무언가 유물이 있음 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종도 일대의 섬들은 모두 보물섬이다.

해변에서 시작되는 산 길을 넘어 반대편에 있는 해안에 도착했다.

 

실미도 해변의 바위

 

산넘어 해변에는 이름 모를 바위가 아름다운 해안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멀쩡한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도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해변에는 널려있는 쓰레기가 너무나 많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곳은 깨끗한 데 사람이 비교적 없는 해변은 이렇게도 지저분하다. 이런 해변은 봉사단에서 가지 않으면 관청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부서도 없다. 그러니 이런 상태로 계속 있는 것이다.

 

 

해안 청소를 하는 팀과 나누어 탐사 팀은 산골짝 길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무인도이지만 제법 산 길이 있다. 중요한 것은 50여년전 북파 공작원들 막사 흔적이나 20여년전에 영화를 만들었던 영화촬영지라도 찾는 것이다.

 

 

세월이 너무 흘러서인지 옛 흔적으로 보이는 것이 거의 없다. 길을 따라 능선에 올랐다. 능선에도 능선을 연결하는 길이 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다니지 않아서인지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나무가 자라 가로막은 길을 찾아가며 북쪽 끝 해변이 보이는 능선에 도달했다. 밑으로 내려가려고 하다 보니 거의 낭떠러지 길이다.

 

 

올라오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내려가는 길은 자칫하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길이다. 다시 오던 길로 돌아 내려가는 길을 찾아보니 길이 보인다. 그 길에는 밧줄도 있다. 안전하게 밧줄을 잡고 한참을 내려가니 돌이 많은 해안이 나타난다. 지리산 같은 야생의 돌이 즐비한 해안 길이다. 돌을 밟으며 옛날 북파 공작원들이 걸었음직한 길을 따라 걸으며 관찰을 했다.

 

 

그러던 중 함께 간 청소팀에서 시간이 되어 철수해야 한다는 연락이 온다. 자칫하면 물이 들어와 바닷길을 건너갈 수도 없다. 서둘러 왔던 길로 돌아오며 초행에서 보았던 우물을 살펴본다. 옛날 북파 부대원들이 사용했을 것 같은 샘의 흔적이다.

 

 

그리고 해변을 보니 영화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듯한 해변이 보인다. ~ 몇 번을 살피며 돌아보니 예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보인다. 역사의 유적 실미도 초행길이니 이 정도의 수확도 큰 것이라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하며 해변 길을 걸어 나왔다.

 

 

청소팀에서는 수거한 쓰레기가 꽤 많다. 구청에 연락하여 모은 쓰레기의 처분을 의뢰했다. 봉사단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 앞에서 컵라면으로 시장기를 달랜다.

 

 

라면을 먹으며 이날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다. 이런 봉사자들의 만남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식사 후 누군가 봉사후 컵라면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고 말해 서로 웃는다 봉사자들의 버스 기름값이나, 컵 라면 값은 국시비나 누군가 보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봉사단장 또는 참석자의 사비로 충당한다.

 

영종도 주민 정석봉씨
영종도 주민 정석봉씨

 

이날 함께 탐사를 한 운서동 주민 정석봉씨는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오늘 와 보니 정말 색다른 감회가 있습니다북파 공작원들은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했지만 아무 일도 못하고 비극적 결말로 끝났습니다"라며 "실미도영화 속의 현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우리의 역사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니, 뭉클합니다. 모든 분들이 살아있는 실미도 역사의 현장에 와 보았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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