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주 여성들의 나를 찾는 그림 여행, 29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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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주 여성들의 나를 찾는 그림 여행, 29일까지 전시
  • 채이현 기자
  • 승인 2024.02.1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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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온 세계에서 정착한 세계로, 유년시절에서 현재까지 다뤄
결혼 이주 여성들의 꿈과 삶을 솔직하게 그려낸 새로운 치유 시도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있는 갤러리카페 ‘블루하라’에서 <나를 향해 떠나는 여행>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29일(목)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평범한 이주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꿈을 직접 그리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의미도 특별하다. 작년 11월부터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진행된 총 8차의 강의를 통해 완성된 작품들이다.

그림 강사를 맡은 한복순 씨는 "그림은 처음 그리셨지만, 열정이 대단하셨다. 함께 하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라고 강의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만난 10명의 이주 여성들과의 매 수업 내용과 인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주로 결혼을 계기로 귀화했고, 귀화한 지 10년 여년이 넘은 이들이어서 언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각자 기억하는 유년시절의 모습을 그려보며 어릴적 꿈을 소환하기도 하고, 모두가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그림 그리는 과정과 결과물을 1분 이내의 쇼츠로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엄격한 가정에서 자란 나는 감정이 늘 억눌린 상태로 어른이 되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펴지 못한 화가의 꿈도 위로 받았다. (김진아 씨)”

“나는 이 향긋한 벚꽃처럼 아름답다. 오랜 세월 흘러가고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것은 바로 부모님이 주신 사랑의 향기다. (윤성미 씨)”

 

이주 여성들은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꿈과 자연의 어느 순간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휴식과 치유도 따라왔다.

항상 부딪히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우산을 쓰고 눈 내리는 숲 속에 서 있는 그림의 의미는 굳이 어떤 말로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한 그림들이기에 이해도 쉽다.

프로필로 접하는 이주 여성 작가들은 처음 접하는 사람이지만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똑같지 않지만, 완전히 다르지도 않은, 우리 주변의 이웃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모아 놓은 리플렛을 보면 작가들마다 큐알 코드가 있다. 이제는 작가가 된 이들의 유튜브 채널로 연결된다. 어떤 과정과 생각을 거쳐 그림이 완성되었는지 더 깊이 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제주도에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 ‘누구나’의 주최로 진행됐다.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가 대표로 활동하는 단체다. 2019년부터 발달장애인, 결혼이주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가정, 노년층 지역시민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번 강의 및 전시 프로그램은 인천에서 진행한 ‘누구나’의 첫 시도다. 오한숙희 대표는 이 프로그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새터민 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더 많은 이들과 예술 향유의 기회를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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