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일요일 11시~18시
다정했던 사람이여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 버렸나
그리움만 남겨놓고 나를 잊었나
- 가수 여진 ‘그리움만 쌓이네’ -
가을을 타는 사람이라면 유독 사람이 그리워지는 계절, 시린 옆구리가 의식된다면 아트플랫폼에서진행중인 전시 ‘내게 다정한 사람’에 들러보자.
전시 《내게 다정한 사람 The Friendliest》은 ‘사람’에 주목하고 관심을 둔다. 공감과 공명을 실천하는 휴머니즘, 친화력을 장착하고 협력적 관계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에 대해, 유전자 속 다정함을 키워가며 진화해 온, 그리하여 살아남은 호모사피엔스의 후손인 우리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전시일시는 지난 7월 19일 개막해 오는 9월 29일까지로,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1 (B동)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화~일요일 11시~18시까지다.
이번 전시에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김순임, 김태동, 노진아, 박충의, 범진용, 변웅필, 윤석남, 이우성, 이의재, 이지영, 장성은, 정고요나, 진 인이 나래, 함진 작가가 참여했다.
1층을 둘러본 후 2층으로 올라가니 제일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인공지능 로봇이 시선을 잡아끈다. 바로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2022)‘라는 작품이다. AI기반 인터랙티브 두상으로 관람객이 지나가면 눈동자가 관람객 쪽으로 움직인다. 심지어 관람객이 말을 걸면 대답도 해준다.
거대한 두상 작품 바로 옆에는 중년여성의 흉상작품이 있다. 역시 노진아 작가의 ‘나의 엄마’라는 작품이다. 엄마라는 따스하고 소중한 존재를 이렇게 기괴한 기계의 모습으로 담아낸 이유는 화면 옆에 있는 헤드폰을 집어들고 녹음된 말을 들으면 알게 된다.
전시회장 한 켠에는 관객들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바로 앞에는 준비된 종이에 ‘내게 00한 사람’을 그려보는 공간이 있다. ‘내게 다정한 사람’ ‘내게 소중한 사람’ 등등 다양한 제목 아래 그려진 얼굴들이 인상적이다.
전시를 기획한 아트플랫폼 관계자는 “미술의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어 각각의 고유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인물상들을 통해 내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나아가 ‘더 다정한 미래’, ‘함께 손잡은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힌다.
“디지털 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더 편리하고 편안해질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한편 기술 발전에 잠식당할까 봐 몹시 불안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소통에 몰두할수록 커져가는 개인의 고립감과 우울감, 혐오 범죄가 난무하는 사회, 기후 변화 등 놀라운 기술 발전의 이면에 많은 폐해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즉 디지털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대안과 해법으로 아날로그 현실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접촉과 만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