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소장 김노천)가 주최하는 현대사진 누드기획전 〈허물美〉가 12월 7일(토)부터 19일까지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부설 한시연 갤러리(미추홀구 경인로 367)에서 열린다. 현대사진 작가 30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오프닝 행사는 7일 오후 5시다.
이번 전시는 폐허가 된 옛 시장과 인간의 누드를 주요 오브제로 삼아, 파괴와 소멸의 흔적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허물미’는 ‘허물어진 것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소멸이 아닌 변화와 재탄생의 과정을 표현한다.
전시는 ‘허물은 종말이 아닌 과정이다’라는 부주제가 의미하듯, 사라짐과 벗겨짐을 통해 드러나는 본질적 아름다움을 탐구한다. 폐허가 된 시장은 과거의 번영을 담고 있었던 외피를 내려놓고, 시간과 기억의 흔적을 드러낸다. 벌거벗은 인간의 몸이 사회적 외피를 벗고 본질적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시장의 벽에 남은 페인트 자국, 균열된 바닥은 과거의 기억을 품고 있지만,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상을 통해 새로운 미적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주최측은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는 드러남 속에서 비로소 이해된다.”는 말을 인용하며, 전시는 허물어진 공간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강조한다. 일본 미학의 ‘와비사비(わび·さび Wabi-Sabi)’ 철학과도 연결되며, 불완전함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고 설명한다.
참여 작가 30명은 김노천, 홍석진, 강환산, 김덕은, 김영훈, 김용기, 김정자, 김혜진, 문미란, 민효주, 방극두, 소헌영, 손정국, 신연태, 심기영, 우재홍, 유선영, 윤헌영, 이경숙, 이연실, 이영신, 이용재, 이종호, 이주선, 이주철, 이충기, 전성진, 정태만, 최수기, 한성구 등이다.
허물 속에서 드러나는 본질을 각자의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허물어진 풍경과 벌거벗은 몸을 통해 삶의 본질과 변화의 미학을 다양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홍보미디어 대행사 (주)한국미디어저널(이선혜 대표)과 국제전시기획사 볼레옹공방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전시 디자인은 김태연이 맡아, 폐허와 누드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포스터가 허물처럼 벗겨지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김노천 소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존재와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며, 허물미학은 사라짐과 소멸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힘이 내포되어있다.”라며 전시의 철학적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