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유수지, 매립 아닌 보전으로 방향 잡아
상태바
학익유수지, 매립 아닌 보전으로 방향 잡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5.01.30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시,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 주민설명회
악취 개선 및 펌프장 확충이 이전보다 경제적, 유지관리 등의 측면에서 유리
'이전 전제로 한 매립이냐, 생태습지로서의 보전이냐' 오랜 논란 일단락될 듯
학익유수지 전경
학익유수지 전경

 

‘이전을 전제로 한 매립이냐, 생태습지로서의 보전이냐’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온 학익유수지(학익용현갯골, 유역면적 1,499만㎡)가 악취 등 환경 개선을 통한 보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인천시는 지난 24일 학익1동과 송도5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주민설명회에서 시는 학익유수지를 존치하면서 악취를 개선하고 방재 성능을 향상하는 것이 유수지를 이전 설치하는 것과 비교해 경제성, 유지관리 용이성, 사업추진의 신속성 측면에서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악취 발생의 원인은 우수와 오수가 분리되지 않는 합류식 하수관거 유역인 용현·학익수로 합류점에서 일부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이송되지 않고 학익유수지로 흘러들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학익유수지의 수질을 개선하고 악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설치 ▲우수토실(빗물이 하수와 섞이지 않도록 모았다가 내보내는 큰 관이나 통로) 보수 및 확충 ▲오접합 하수관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용역 결과다.

또 현재 시간당 87.6㎜의 강우를 감당할 수 있는 학익유수지의 방재 성능을 시의 목표인 시간당 90.0㎜ 이상으로 확충하려면 여유 공간을 활용해 배수펌프장을 증설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은 학익유수지를 개선하는 것이 이전하는 것보다 경제성을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다는 것이다.

학익유수지는 갯벌을 매립하면서 생긴 갯골에 중·동·미추홀구 저지대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5년 2월 설치한 방재시설이다.

저지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폭우가 내릴 경우 밀물 때 빗물을 가뒀다가 썰물 때 펌프를 통해 바다로 방류한다.

하지만 학익유수지는 악취가 발생하고 저수용량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일부에서는 매립을 전제로 한 이전을 요구하고 일부에서는 환경보전계획 수립을 전제로 한 보전을 주장하면서 장기간 논란이 지속됐으나 이번 용역을 통해 사실상 보전이 결정됐다.

 

2022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설치한 용현갯골 생태습지(학익유수지) 안내판
2022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설치한 용현갯골 생태습지(학익유수지) 안내판

 

한편 환경단체(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가톨릭환경연대)와 주민단체(미추홀구 6개 동의 주민자치회 등 자생단체)는 지난해 2월 시가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하자 성명을 내 “미추홀구의 유일한 생태습지이자 철새 서식지인 힉익유수지가 악취 민원을 구실삼은 환경파괴 토목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학익유수지 매립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학익유수지가 2008년 이후 해수 유통, 인공섬·자전거도로·공원 조성, 상부 오염퇴적토 준설 등을 통해 환경이 호전되면서 다양한 갯벌생물이 서식하고 멸종위기 철새들이 모여드는 생태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이곳을 야생동물보호구역/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환경보전계획을 수립해 생태습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주민설명회는 시가 학익유수지를 매립해 산업시설용지로 활용하려는 시도의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환영한다”며 “학익유수지는 습지보호지역 등으로 지정하고 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해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인천의 대표적 생태공간으로 가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