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점검] 또다시 불거진 송도 분구론... 정치권·주민 갈등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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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점검] 또다시 불거진 송도 분구론... 정치권·주민 갈등만 확산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5.02.1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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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구청장 "장기적 추진“, 지역구 의원 "실질적 대안 제시”
지역 주민단체도 합세... “협의체 구성해 논의 시작해야“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시

 

인천 연수구에서 송도국제도시를 분리하는 분구를 놓고 또다시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기초지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기 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민단체까지 합세하며 갈등만 커지는 모습이다.

송도 분구 논란은 지난달 16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국민의힘 소속 이재호 연수구청장의 발언 이후 불거졌다.

당시 이 구청장은 "분구가 실제로 이뤄진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주민들을 괜히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구을)은 이 구청장 발언 이후 "구청장이 팩트를 검증하지 않은 정치적 발언을 했다"며 "이 구청장은 앞서 분구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불과 2년 만에 입장을 바꿨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6월 ‘인천시 송도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과 ‘지방자치법일부 개정안’ 등 송도 분구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10월 송도 분구에 대한 주민여론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3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등 행정절차를 생략한 특별법 통과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여론을 호도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구에 반대한 사실이 없고 분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며 "분구는 정치적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는 행정 절차"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본질을 흐려 싸움만 붙일 뿐 실질적인 대안은 없는 것이냐"며 "주민이 원하는 대로 분구를 가장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대안부터 제시하라"고 맞섰다.

이어 “정치적 비난으로 주민 혼선을 초래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분구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면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송도특별자치구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단체가 2022년 9월 송도 분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송도시민총연합회

 

분구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이 확산하자 주민단체들도 나섰다.

송도시민총연합회와 올댓송도, 송도국제도시맘은 14일 공동 성명을 내고 “연수구 원도심과 교량으로 연결한 송도는 분구를 전제로 조성한 경제특구”라며 “분구를 위한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분구를 위해선 지방의회와 주민의 의견을 듣는 등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현 상황을 지렛대 삼아 인천시, 연수구, 국회의원, 인천경제청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송도5동을 신설한 2020년 10월 17만7263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21만2364명으로 증가했다.

1만 가구 입주를 앞둔 6공구와 개발이 한창인 11공구 개발이 끝나는 2030년을 전후로 3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에서는 송도를 연수구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약이 쏟아졌다.

당시 정 의원은 물론 국민의힘 김기흥 후보도 송도특별자치구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연수구를 지역구로 둔 일부 정치권에서는 분구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수구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0만213명인데 남동구(48만6225명)나 부평구(49만3200명) 등 연수구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도 분구 요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 구청장이 연수구 주민 갈등까지 번질 수 있는 이 사안을 꺼낸 것이 내년 지방선거가 아닌 총선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구청장의 움직임은 연수구갑에서 총선 출마를 노린 행보로 보인다”며 “분구 반대 여론이 큰 원도심 주민들을 상대로 표심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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