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 높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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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 높은 나무
  • 정충화
  • 승인 2012.02.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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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화의 식물과 친구하기] 독일가문비


식물 이름 앞에 나라 안의 지역 이름이 붙은 게 제법 많다. 이는 그곳에서 처음 발견되었거나 해당 지역에 자생하는 연유로 이름자에 붙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역은 제주로 제주광나무, 제주아그배, 제주피막이, 제주양지꽃 등 20여 종에 이른다.

이밖에 광릉갈퀴, 광릉골무꽃, 광릉요강꽃, 광양나비나물, 남산제비꽃, 단양쑥부쟁이, 동강할미꽃, 백두산떡쑥, 서울제비꽃, 수원잔대, 울릉국화, 전주물꼬리풀, 정선황기, 지리산오갈피, 탐라산수국, 태백제비꽃, 포천구절초, 한계령풀, 한라돌쩌귀, 홍도원추리 등등 여러 지역의 이름이 눈에 띈다.

식물 이름 앞에 나라 이름이나 특정 권역명이 붙은 것도 제법 많다. 이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얼른 떠오르는 것만 해도 미국가막사리, 미국개기장, 미국까마중, 미국미역취, 미국쑥부쟁이, 미국자리공, 미국담쟁이덩굴 등이 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일본목련, 일본잎갈나무, 일본사시나무, 일본조팝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단풍, 중국패모, 중국굴피나무 등 중국이 붙은 이름도 몇 가지가 있다.

이밖에 만주바람꽃, 만주자작나무, 몽고뽕나무, 바이칼바람꽃, 시베리아붓꽃, 아라사말채나무, 아프리카문주란, 유럽점나도나물, 인도고무나무, 페루꽈리 등이 있으며 이번 회차에 소개하려는 독일가문비도 그중 하나다.    

독일가문비는 유럽 원산의 늘푸른 바늘잎 큰키나무(상록 침엽 교목)이다. 나무 높이는 최고 50m까지 자라며, 가지는 수평으로 돌려난다. 어린 나무의 껍질은 편평하지만, 다 자란 나무의 껍질은 갈라진 상태로 벗겨진다. 바늘 형태의 잎은 길이 1~2.5cm 가량으로 빼곡히 나고 담록색을 띠며, 잎 표면에 숨구멍이라 할 수 있는 기공선이 있다.

암수한그루로 수꽃은 줄기와 잎자루 사이에 달리며, 암꽃은 전년도 가지 끝에 달려 5~6월경 개화한다. 기다란 솔방울 모양의 열매는 크기가 대략 10~20㎝로 땅을 향해 달리며 녹색이었다가 차츰 갈색으로 변해 10월경 성숙한다.

독일가문비의 영어 이름은 ‘Norway Spruce’이다. 본디 노르웨이 원산인데 왜정시대에 일본이 동맹국이었던 독일의 이름을 앞에 붙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무 형태가 아름다워 조경수로 많이 심으며,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 나무는 공해에 약한 단점이 있어 대기오염을 판단하는 지표종으로 쓰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의 일터에서 의뢰받아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해왔던 포켓판 식물도감인 『적보산의 나무와 풀』(비매품) 발간을 완료하여 이달 초 책을 받아들었다. 매일 다람쥐처럼 뒷산을 오르내리며 식물 사진을 찍고, 틈나는 대로 분류하고, 기재문을 손보고, 표지 및 내지까지 디자인하고, 편집과 여러 차례의 교정작업을 혼자 수행하여 얻은 땀의 결실이었다.

비록 200종만을 수록한 미니 도감이지만, 박봉에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며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아마추어가 일군 결과여서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엔 중형 도감을 제작하기로 하고 2월 초부터 작업에 착수하였다. 최소한 수년에 걸쳐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를 11개월 만에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란 걸 잘 알지만, 모든 힘을 여기에 쏟아 기어이 이뤄낼 작정이다.

글/사진 : 정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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