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병기 기자
1960년대 후반 인천이 내항을 개발하면서 생긴 흙으로 매립해 조성한 연안동(沿岸洞)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다.
1970년대 초 연안부두가 처음 조성됐을 때만 해도 이곳은 섬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외진 항구였다. 그러나 하인천에 있던 어시장이 이전해 오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증가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연안동은 행정동과 법정동이 같으며, 항동7가와 북성동 1가 일부를 관할하고 있다.
중구에서 섬으로 이뤄진 영종동과 용유동 다음으로 넓은 면적과 많은 인구가 상주하는 연안동에는 해양경찰서, 인천세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국립인천검역소,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공서들이 밀집해 있기도 하다.
또한 인천항 도크와 중국을 오갈 수 있는 국제연안여객터미널, 서해 5도와 제주도를 연결하는 연안여객터미널, 인천종합어시장, 수협인천공판장 등이 자리잡고 있다.
연안부두는 낚시 매니아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연안부두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서해안의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을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이자,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남항부두가 있어 낚시 매니아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
또 인접한 바닷물을 정수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해수탕은 서울에서도 이용객이 찾아올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인천종합어시장은 1970년대 조성된 이후 수도권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관광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회와 젓갈 등 수산물들을 구입할 수 있어 꾸준히 이용되는 곳이다.
바닷가에 조성된 친수공원에서는 봄과 가을에 돌고래 분수쇼가 펼쳐지고, 장미덩굴과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돼 있어 연인과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자주 애용한다.
주민 절반이 동네서 '근무'
저렴한 가격으로 회를 즐길 수 있는 풍물거리
관광 명소인 연안동에는 다른 지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단독주택도 없다. 9천여명의 주민 중 50% 정도가 지역 안에서 자급자족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윤형중(60) 연안동 통장협의회 회장은 "연안동 인구의 대부분이 상가 건물에서 거주하는 몇몇을 빼놓고는 3곳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며 "아파트를 제외하면 상가와 기관 건물만 있을 뿐 단독주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1982년 연안동 라이프 아파트가 처음 지어질 당시 이곳으로 이사왔다.
그는 "당시 도크에는 200척이 넘는 배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지금은 10척 정도 밖에 없는 것으로 보아 수산자원이 그만큼 줄어든 것 같다"며 "또 요즘에는 대부분 원양에서 생선을 잡아오는 것보다 양식해 판매하는 것이 많아 배들도 적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안동 주민들의 절반 가량이 동네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이유는 어시장이나 공판장 등 새벽에 열리는 어시장 특성상 먼 거리에 거주하는 것보다 가까운 곳에서 다니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연안동의 해수탕은 서울에서도 손님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
30년 넘게 어시장에서 게를 판매하고 있는 현정옥(65, 용현동)씨는 "전에는 버스도 다니지 않았던 새벽 4시에 나왔기 때문에 차비 문제도 있어 건너편의 라이프 아파트에서 살았다"며 "지금은 7시가 넘어서 나와 용현동에서 살아도 큰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연안동은 매립 이후 조성된 당시의 '신도시'였기 때문에 토박이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윤 회장은 "처음에는 모두가 객지에서 온 사람들이어서 선후배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형인줄 알았던 사람이 친구의 동생으로 밝혀지는 등 몇몇은 나이를 속이면서 윗사람 행세를 하기도 했지만,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확실히 정립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갓 40년의 역사를 지닌 연안동의 실질적인 토박이들은 연안초등학교 졸업생이라고 볼 수 있다. 1987년 개교한 연안초교는 올해로 20회 졸업식을 맞는다. 동네에 한 곳 밖에 없는 초등학교에서 함께 자란 동창생들은 선후배 관계가 정확하다는 게 윤형중 회장의 생각이다.
윤 회장은 해수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해수탕은 주로 노인들이 많이 찾는 편입니다. 서울에서 오는 분들이 많은데, 거리상으로는 동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게 빠르지만 대부분 제물포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옵니다. 동인천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려면 계단이 많은 지하도를 건너야 하는데, 노인들은 그게 불편했던 거죠. 해수찜질을 마치면 수산시장에 들러 요기도 하고 돌아갑니다."
서해안 해상교통의 중심지 연안부두
지금은 편하게 집에서 컴퓨터만 두드리는 것으로 서해 5도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배표를 예매할 수 있지만, 전에는 직접 현장에 나가야만 배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휴가철이 되면 표를 구하기 위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다음날 출발하는 배표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전날 새벽부터 여객터미널을 찾았다. 놀러가서 쓸 텐트는 밤새 줄을 기다리기 위해 도로에 세워졌고, 일부는 여관을 찾거나 심지어 도로에서 자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관광객이 늘어선 줄은 매표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졌고, 덕분에 인근 상인들도 장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3년 말 '새 건물' 착공에 들어간 연안여객터미널은 1995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제주도를 비롯해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이작도 등을 오가며 2009년도에만 140만명이 이용했다. 이는 2008년도 이용객 136만여명에 비해 4만여명이 늘어난 수치로 서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을 오가는 국제여객터미널은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로 구분돼 있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은 2000년 10월 운영을 개시했으며 지상4층, 지하1층 규모로 약 300명의 인원이 상주하고 있다. 항동 7가 85-72번지에 위치한 제1터미널은 중국 단둥과 대련, 석도, 연태, 영구, 진황도의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제2터미널은 위해와 청도, 천진, 연운항 노선을 운영하며 2002년 4월에 신축됐다. 225명이 상주하는 제2터미널은 부두가 3개인 1터미널과 달리 13선석~40선석 규모의 4개 부두로 이뤄져 있다. 작년 한 해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한 승객은 약 71만명으로 전년 대비 2만여명이 줄었다.
인천종합어시장 사업협동조합에서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오군교씨는 "연안부두에 오면 해양친수공간에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고, 유람선을 타고 바다 관광도 나갈 수 있다"며 "이후 어시장에 들러 일행과 함께 수산물을 직접 먹거나 사갈 수도 있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두루 갖춘 연안부두로 많은 시민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