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복 가운데 여성을 더욱 여성스럽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남성의 것과 구조부터 다른 속옷을 제외하고도 많은 것을 꼽을 수 있겠지만, 나는 치마가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하는 의복이라 여긴다. 요즘 전철을 타면 맞은편에 앉은 젊은 여성들의 초미니스커트 때문에 눈길 둘 곳이 마땅찮아 아예 눈을 감고 가는 때가 종종 있다. 본인들이야 다리맵시를 자랑하고 싶겠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우연히 라도 눈길이 미치면 참으로 민망하고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겠으나 여성들의 치마는 무릎길이 정도의 플레어스커트가 여성스러움을 가장 잘 드러내지 않나 싶다. 밑이 넓어 자연적으로 주름이 잡히는 형태라 은근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치마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치마는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드러나듯 역사가 오래된 의복으로 조선 성종대에 지금의 이름으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번 회에는 그 생김이 여성의 치마와 흡사하게 보인다 해서 ‘처녀치마’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을 소개하기 위해 치마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처녀치마는 전국의 산속 그늘진 곳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잎은 뿌리에서 나와 지면에 붙는 로제트 형태로 달리며 겨울에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잎의 형태는 길고 끝 부분이 뾰족하며 가운데에 굵은 잎맥이 있고 잎 표면에는 광택이 난다. 잎 가운데에서 30cm 정도의 꽃줄기가 하나 올라오고 그 끝에서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총채처럼 펼쳐진 3~10개의 보라색 꽃이 아래쪽을 향해 달린다.
꽃이 지고 나면 씨앗을 더 멀리 보내기 위해 꽃대가 50~60cm까지 자란다. 이 식물의 꽃 형태와 지면에 방석처럼 펼쳐진 잎의 형태가 처녀의 치마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을 그리 얻었다고 하지만, 일본에서 붙인 이름을 잘못 번역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처녀치마는 치마풀, 성성이치마로도 불린다.
올해 일터에서 추진하는 약용식물 도감 제작 프로젝트를 전담하게 돼 연일 출장을 강행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제작해야 하는 관계로 전국의 수목원과 식물원을 돌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데이터를 보강해가고 있다. 그런데 수목원이나 식물원에서 만나는 식물들은 솔직히 정이 덜 간다. 보살핌을 받고 치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은 자연 상태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들이 역시 아름답다. 오늘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과천대공원 둘레길을 걷다 왔는데 그곳에서 만난 피나물의 노란 꽃 빛이 이 저녁 먼 충주에까지 쫓아와 눈에 아른거린다.
글/사진 : 정충화(시인)
꽃도 이름예쁜아이~
저도 해마다 요 아이보러 가는 경기도 나만의 산이있답니다`~ㅎㅎ
정말 이쁜 처년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