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조화현/i-신포니에타 단장
해마다 12월이 되면 여기저기 크고 작은 모임은 ‘송년회’ 열풍이다.
송년회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베푸는 모임.” 이라는 사전적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필자 역시 많은 송년회에 초대받기도 하고 직접 주관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단장으로 있는 현악앙상블 i-신포니에타는 5~6년 전부터 공기업과 단체의 송년모임에 ‘송년음악회’를 기획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물론 요사이 기업이나 단체들은 기존에 기획되어 있는 음악회나 뮤지컬, 오페라, 연극 등의 공연을 단체로 보러가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 하기도 하지만 그 회사나 모임만의 차별화된 공연 기획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송년음악회’를 의뢰 받게 되면 의뢰한 곳의 송년 모임에서만 공감 할 수 있는 주제나 스토리로 공연이 기획되기 때문에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가 쉽고 함께 동화되어 즐거운 연말을 보내는데 손색이 없어지며 감동까지 더해지는 효과를 낳게 된다.
비단 송년음악회의 자랑을 늘어놓기 위함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송년회는 모여서 먹고 마시고 혹은 밴드를 불러 노래 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를 좋아하는 몇몇을 제외하곤 참석에 의의를 두는 일이 허다하다. 필자역시 마지못해 참석하곤 했던 송년모임이 여러 건 있었던 기억이 있다.
모 공기업의 초청으로 송년음악회를 첫 기획했던 2006년, 100명 남짓 모인 관객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 간부들이 앞좌석을 채우고 있기에 억지로 앉아 시간을 때우려는 억울한 무언의 표정까지 엿보였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몇 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자연스레 공연에 동화되었고 함께 박수 치고, 노래하고, 환호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 후 해마다 직원들의 요청으로 몇 년째 그곳에서 ‘송년음악회’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더 여러 곳의 ‘송년음악회’를 진행하였다.
늘 그렇듯이 공연 전에는 몇몇 객석의 관객들은 심드렁한 눈빛으로 우리를 지켜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지없이 그들의 표정도 눈빛도 바뀌어 감을 실감하게 된다. 공연 후에는 단원들과 사진도 찍고 손도 꼭 잡으며 만족감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결국 상호 모두 행복한 연말을 보내게 되는 긍정의 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송년음악회’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뽑아본다면
첫째,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점이다.
둘째, 초청자(기업이나 단체를 포함)와 연주단체의 상생을 통해 문화가 발전하는 점이다.
셋째, 문화발전은 더 나아가 사회발전으로 작용한다.
올해도 몇 차례의 ‘송년음악회’를 기획하고 공연하며 우리의 송년문화가 아름답게 변해감에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모두가 함께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송년의 마무리를 기대하며 신년음악회를 준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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