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조화현 / i-신포니에타 단장
해마다 제야의 종이 울리고 신년이 밝아오면 오스트리아의?빈에서는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빈 신년음악회, New Year's Concert in Vienna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매년 12월 31일과 1월 1일 정오에 빈 음악협회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음악회로, 정식 명칭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 이 빈필 신년음악회는 위성을 통해 라디오와 텔레비젼으로 세계40여개 각국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올해는 우리나라의 몇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빈 신년음악회가 생중계 되는 등 신년음악회의 열기가 나날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 신년음악회에서는 빈의 대표적인 춤곡인 왈츠와 폴카가 주요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으며 암묵적으로는 빈 출신이거나 빈에서 활동한 작곡가, 지휘자와 연주자가 연주하는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빈의 왈츠를 연주하는 음악회에 왜 전 세계의 음악팬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원래 ‘왈츠(Waltz, Waltzer)’는 오스트리아 및 바이에른 지방의 민속춤곡이었다. 3박자 리듬으로 강약약의 박자에 맞추어 연주되는 이 춤곡에 남녀가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안고 추는 춤이었고, 한 때 그 모습이 너무 외설적이라 하여 금지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외설스런 춤곡이 19세기 들어 빈의 사교계로 진출하면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 ‘빈 왈츠’는 1814년과 1815년에 걸쳐 열린 ‘빈 회의’를 계기로 유럽 전역에 전파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춤을 추는데 쓰여진 춤곡 정도에 불과했지만 요한스트라우스2세에 의해 본격적으로 연주회용 음악으로 이름이 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 왈츠의 인기는 실로 높아갔으며 전쟁 중에도 연주회는 이어졌다. 왈츠는 전쟁에 지친 유럽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음악으로 통했다.
전쟁 중에도 보여 준 꿈과 희망의 음악이라서 일까?
멀리서 물 건너 온 이 왈츠라는 음악은 우리 정서에도 아주 잘 맞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요를 살펴보면 3박자 리듬이 많은 편이다. 3박자 리듬은 때론 흥을 돋기도 하고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우아한 리듬일 때도 있다. 왈츠 역시 그렇다. 우아하지만 흥이 돋는다. 모두 어우러져 행복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지난 1월 연수구에서 '요한스트라우스 명곡 콘서트'를 주제로 신년음악회를 열었다. 신년에는 왠지 왈츠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폴카역시 흥을 돋우기엔 그만이다. 신년음악회에서 여러 가지 왈츠를 들으며 남녀노소 관객들은 즐거워했고 흥겨워했다. 클래식음악이지만 온가족이 한데 어울리기 딱 좋은 그 뭔가가 분명 있는 듯하다. 클래식을 전문적으로 듣지 않는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에서도 왈츠나 폴카는 탁월한 반응이 나타난다. 그날 연주회장에 모인 400여명의 관객은 너나 할것 없이 흥겨워했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필자는 많은 연주회를 진행해오며 왈츠를 연주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 효과를 실감하곤 한다. 또한 왈츠는 음악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저절로 미소가 번지고 미소는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봄이 오고 있다.
새봄에는 곳곳에서 많은 음악회가 열린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 역시 왈츠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봄에는 쿵작짝 왈츠 리듬에 귀와 몸을 맡기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왈츠효과에 기대어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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