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와 일베 비교에 대한 단상
상태바
나꼼수와 일베 비교에 대한 단상
  • 윤현위
  • 승인 2013.06.16 1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칼럼]윤현위/자유기고가
20130613.JPG
 
최근 각 언론상에서 일베에 관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진보언론에서도 마찬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팟캐스트방송들에서도 일베를 다루었다. 아마 트윗이나 페이스북에서도 지난 몇 주간 이들의 행보에 관해서 뜨거운 관심들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한겨레21에서는 국정원에서 이들을 따로 접촉한 내용을 기사로 내보내기도 하였는데 화제의 중심이 맞기는 맞는 것 같다.

  필자까지 일베현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최근 경향신문에서 일베와 나꼼수를 비교한 기사가 있었다. 방송상으로 나꼼수의 진행자중에 한 명이었던 국민TV의 김용민PD가 유감을 표시한 내용이 있기는 하나 진행 당사자 말고 그네들이 말하는 나꼼빠의 입장도 필요한 것 같다. 몇 가지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나꼼수를 보고 다들 선정적·선동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호도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지하골방에서 주류언론에서 나오지 않는 내용들을 마치 자신들만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다는 착각, 그리고 자극적인 표현과 부수적으로 붙는 욕설과 과격한 표현들에 사람들이 현혹되고, 사안과는 무관하게 여기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면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내놓은 방송은 기본적으로 재미있다. 그러나 그것이 본질의 자체이거나 대부분은 아니다. 왜 사람들이 비오는 날 여의도에 10만명이나 모이고, 돈을 주고 하는 형식도 생소한 토크콘서트가 매진이 되었을까? 지명도는 있었으나 주변부임이 확실했던 김어준의 책이 저명한 저자들과 싸워서 판매1위가 달성되고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이란 표현을 쓴건 사실 나꼼수현상에 대한 언론에 관심은 2012년에 한번 있었다. 기사로 방송으로 다큐멘터리로 잠깐씩 소개되었다.

  그땐 그 자체가 새로운 사회현상이었으니까. 그런데 1년지 지난 지금 일베와 비교하는건 그 자체로 언론입장에서는 무리수이며, 그들을 지지했던 계층들에게는 결례가 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분별없는 추동세력의 수와 방향은 일베와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나꼼빠들은 결국 소위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당신들의 독자 아니었던가? 나꼼수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고 일베나 나꼼빠나 하는 식의 시각을 보일 때 은폐되는 건 무엇일까? 주류언론에서는 과연 그 동안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많은 의혹들과 사건들에 대해서 주류언론은 많은 인원과 조직 그리고 영향력을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했을까에 대한 반성, 아젠다세팅 실패 등에 관한 내용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과 그에 대한 대응책이 나왔어야했다. 그런데 그렇게 했는가? 아닌 것 같다. 나꼼수와 팟캐스트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그냥 B급문화로 치부해 버리면서 일련의 성찰의 계기는 갖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그렇다고 종이신문의 자존심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서울시내 한 복판에 큰 빌딩 가지고 떵떵거리고 있으면서 당신들이 한 것이 뭔가? 소수의 인원들이 만드는 뉴스타파, 최근 개국한 국민TV,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서 시도하고 있는 10만인 클럽과 협동조합전환 그리고 그 이외에도 많은 팟캐스트방송들은 사람들의 다양성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기존의 언론에서 깊이 있게 사안을 다루어주지 못해서 나온 결과물들이기도 하다.

  언론은 사회현상과 일반 시민들을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매개체이다. 단순하게 현안을 정리해서 내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선도하는 역할도 일정부분 갖는다. 그런 와중에 약간 고자세로 오만함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 이제 모두 블로그를 하고 인터넷을 손에 들고 다니는 시대이다. 호도되기도 쉽지만 아주 바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류언론사들은 자신들만 언론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겠다. 그 언론을 채우는 사람들도 유명한 기자던 칼럼리스트던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면 안된다. 의식이 있다 없다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어디서 나오는가?

  작은 팟캐스트에서 나오는 에피소드의 내용도 클 수 있다. 애써 외면하지 말고 소재가 좋으면 그 자체를 뉴스로 받아들여 줘야하고 필요하면 추가적인 취재를 할 수도 있겠다. 다루는 시점이 느리다고 해도 의미 없는 뉴스가 되지는 않는다.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깊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지 100일이 지났다.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권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산적해 있는 현안이 많다. 지하에서 인터넷에서만, 특정 팬덤에서만 특정방송을 듣는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고 해왔던 나꼼수형태의 미디어만이 대안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류언론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은 이미 훌륭하다. 우리도 그 정도는 안다. 결국 자세의 문제다. 자세가 달라지면 활용방법도 파급효과도 달라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