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공장반대 주민연합대책위 일방 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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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공장반대 주민연합대책위 일방 행로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12.1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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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입주자대표회 중심 조직개편, 주민 대표성 시비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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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 현장 앞에서 연합대책위가 개최한 촛불집회 모습

서구청에 대한 인천시의 감사결과 발표 후, ‘SK건설반대 주민연합 대책위원회’(이하 연합대책위)의 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연합대책위가 대표성을 상실했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월 7일, 연합대책위는 제8차 회의를 소집하고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엄마들의 모임’(이하 인천엄마들)에 대해 “공식탈퇴를 승인”하고 아파트비상대책위의 “해산을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며 차후로 본 회의에 비대위의 참석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인천 엄마들이 맡고 있던 연합대책위 부의장 자리는 우림아파트입주자대표회(입주자대표회는 이하 입대의)의 이순자 회장이 맡게 됐다. 이 회장은 ‘SK 환경위해성 검증단’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당초, 연합대책위에는 각 아파트입대의와 더불어 신광아파트와 원흥아파트의 주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인천엄마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이하 인천연대)의 참여로 꾸려졌다. 이 가운데 비대위와 인천엄마들, 인천연대가 빠지면서 연합대책위는 ‘아파트입대의 모임’ 성격의 단체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연합대책위 부의장인 동남아파트입대의 홍순호 회장은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 문제에 대한 대응 기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의 감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연합대책위의 활동이 “투쟁보다는 협상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이 나서야한다”면서 “적법하게 선출된 아파트 대표”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따라서 비대위의 역할이 끝나 해산시킨 것이라는 게 홍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홍 회장의 설명과는 다른 해석도 있다. 연합대책위 내에 입대의와 입대의가 아닌 단체 간의 갈등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고 결국, 입대의가 아닌 단체들이 일방적으로 정리된 것이란 견해도 있다.

연합대책위 내 입대의 회장단(이하 회장단)과 인천엄마들의 갈등은 이미 있어왔다. 갈등은 연합대책위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단독행위를 금지하는 서약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이었다. 회장단 측은 지난 10월 28일에 인천엄마들이 수도권매립지공사 입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것과 11월 14일에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가진 집회가 단동행동이라며 서약에 따라 자동탈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인천엄마들은 회장단과 단독행위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 즉, 인천엄마들은 해당 서약에 대해 연합대책위 내에서 합의되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거나 SK인천석유화학과의 협상을 추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대책위가 꾸려진 취지에 따라 인천엄마들이 화학공장 증설 반대운동을 한 것인 만큼, 이를 단독행위라며 일방적으로 탈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독단이라는 반발이 있기도 했다.

아파트 비상대책위의 해산 역시 회장단 측의 일방적인 조치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전원 찬성’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주장과는 달리, 비대위가 꾸려진 아파트의 입대의 회장이 회장단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입대의와 달리 비대위는 화학공장 증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이기는 하지만, 연합대책위가 구성될 당시 엄연한 구성원으로 참여했던 만큼, 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해산을 요구하는 것은 ‘전원 찬성’에 의한 결정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 구성을 위한 포석인가? 

인천시는 서구청 감사결과에 대한 조치사항으로 공장증설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상 위법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노력과 더불어 지역주민과 협의체를 구성해 안전문제에 대한 검증 및 지역사회와의 신뢰회복과 협력방안을 제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 12월 16일 오후 5시부터 홍순호 회장을 포함해 연합대책위에 속한 입대의 회장 5명은 서구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은 1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에 대해 홍 회장은 아직 인천시청의 감사결과 처분지시가 서구청에 전달되지 않은 상태여서 특별한 내용이 없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의체 구성에 협조해달라는 서구청장의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합대책위의 구성을 아파트입대의 중심으로 조정한 것이 협의체 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협의체의 입장이나 활동의 기조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예상된다. 또, 아파트 입대의만으로 꾸려진 연합대책위가 서구청과 협의체를 구성할 만한 대표성이 있는지 여부 역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석남1동 주민들로 이루어진 ‘사랑방 주민대책위’와 신광아파트 비대위 등은 12월 18일(수) 오후 4시부터 신석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신석초등학교와 SK인천석유화학 일대를 경유하는 가두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또, 12월 23일(월)에 서구청 앞에서 인천연대가 계획한 ‘제2차 감사결과 이행 촉구 인천시민 대회’는 일정이 수정돼 26일(목)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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