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협의체 구성 놓고 주민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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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협의체 구성 놓고 주민 갈등 심화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4.01.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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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협의체 구성?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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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대의 회장들과 서구청장의 면담을 참관하겠다며 석남동 주민들이 구청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1월 13일(월) 오후 2시, 인천 서구청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 일대의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이하 입대의) 회장 5명이 전년성 서구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에 ‘SK인천석유화학 주민협의체’ 구성을 반대하는 석남동 사랑방주민대책위와 그 일대 주민들이 면담을 참관하겠다며 구청장실을 들어가려다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서구에 위치한 동남과 효성, 하늘채, 우림, 대명 아파트 입대의 회장 다섯 명은 오후 2시에 서구청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SK화학공장 증설 반대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주민연합대책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대책위 운영에 있어 독단적인 행보를 보여 주민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참고: 2013년 12월 18일자 ‘SK공장반대 주민연합대책위 일방 행로’)

석남동 주민들은 이번 면담이 “주민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면서 “SK인천석유화학은 서구뿐만 아니라, 인천 시민 전체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데, 이와 관련해 추진되고 있는 주민협의체가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면담을 참관하겠다고 나섰다.

전날, 한 아파트 입대의 회장은 “내일(13일) 주민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서구청장과 면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 사실이 석남동 주민들에게 알려져 주민들이 면담을 참관하겠다고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서구청장 면담을 마치고 나온 아파트입대의 회장들이 이날 면담에 대해 엇갈리는 해명을 내놓아 주민들의 의혹만 키웠다. 

한 입대의 회장은 이날 면담의 성격에 대해 “서구청장과 정초 인사를 나누기 위해, 면담을 요청해 가진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남아파트 입대의 회장은 거세게 쏘아붙이는 주민들에게 간섭하지 말라며 이날 면담은 “아파트 주민들을 대표해서 SK화학공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을 뿐”이라고 말해 면담이 사실상 주민협의체와 관련된 것이라는 의혹을 확인시켜주었다.   

입대의 회장들이 구청을 빠져나간 후, 석남동 주민들도 서구청장과 면담을 가졌고 아파트 입대의 회장들이 구청장실을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전년성 서구청장은 이날 면담이 입대의 회장들의 면담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소통을 강조하는 구청장으로서 주민 어느 누구라도 면담을 요청하면 받아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고 또, 그 자리에서 입대의 회장들이 “주민협의체에 대해 문의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협의체 구성안은 SK인천석유화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장 증설을 놓고 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당사자인 SK인천석유화학이 주민협의체 구성을 주도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주민협의체 구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서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이 문제를 해결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고 "주민들의 갈등과 반목만 키우게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13일에 SK인천석유화학이 서구청에 제출하기로 했던 ‘주민협의체 구성안’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SK인천석유화학 측이 구성원의 대표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주민협의체 구성안은 이번 주 중(17일 이전)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기간 중에 서구청이 산업자원부에 의뢰한 유권해석에 대한 결과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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